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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피플’ 시리아 청년, 獨 소도시 시장 되다 [사람, 세계]

입력 | 2023-04-06 03:00:00

보수적인 농촌서 출마 55% 득표
“獨 포용성-세계 시민주의 모범”




“오스텔스하임이 포용성, 세계 시민주의의 모범을 보여줬다.”

내전을 피해 2015년 독일로 온 시리아 청년 리얀 알셰블(29·사진)이 3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소도시 오스텔스하임 시청에서 특별한 꽃다발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루 전 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55.4%를 얻어 2명의 독일인 후보를 꺾었다.

알셰블 당선자는 6월부터 8년간 약 2500명의 주민이 사는 오스텔스하임을 이끈다. 보수 성향이 짙은 농촌 지역이어서 난민 출신인 그의 당선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전체로도 시리아계의 시장 당선은 그가 처음이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인구의 약 27%가 이민자 출신이지만 이민자 출신인 시장 비율은 1.2%에 그친다.

1994년 시리아 남서부 수와이다에서 태어난 알셰블 당선자는 원래 대학을 졸업한 뒤 은행에 취직하겠다는 평범한 꿈을 가졌다. 2011년 내전이 발발하자 징집을 피하고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기 위해 2015년 유럽행을 결심했다.

이웃 튀르키예(터키)로 간 그는 고무 보트에 의존해 힘겹게 지중해를 건넜다. 그리스를 거쳐 독일에 왔고 인근 도시 알텡슈테트 시청에서 7년 동안 근무하며 시민권을 취득했다. 당시 디지털 접근성 강화, 노인 복지 등을 담당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살린 행정 서비스에 대한 디지털 접근성 강화, 유연한 보육 및 기후 보호 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선거 과정 중 그에게 혐오를 표출하는 극우 유권자 또한 존재했다. 하지만 알셰블 당선자는 “유세 경험은 긍정적이었다”며 개의치 않고 시장 업무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