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산업계-대학 협력체계 학기 중 현장형 실습 과정 포함 지역에선 청년 주거 여건 개선
지난달 21일 부산 강서구에 있는 전기아연 표면처리업체 동아플레이팅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 대학 간 협력을 통해 올해 3명을 새로 채용했다. 부산=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대학생 시절 견학 왔다가 깨끗한 공장 환경에 반했다.”
지난달 21일 부산 강서구 녹산산단 내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 대학 간 협력체계인 ‘지산학 협력’을 통해 이 회사에 입사한 박가현 씨(24)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도금 업체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품질 연구를 담당하는 박 씨는 “도금 공장에서 일한다고 하면 여성이 일하기에는 힘이 들 것이라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직접 견학을 와 보지 않았다면 이런 환경인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 체계 구축 사업(RISE·라이즈) 시범 지역 7곳을 선정했다. 이 중 한 곳인 부산은 2021년부터 지산학협력센터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지산학 협력으로 산업계는 우수한 청년 인력을 확보하고, 대학은 양질의 일자리를 학생들에게 안내해 취업률을 올린다. 그리고 지자체는 청년들의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학들도 지산학 협력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동아플레이팅과 업무협약을 통해 실습 과정을 운영하는 동명대는 올해부터 ‘3학기제’를 도입한다. 보통 대학은 1년을 두 개 학기로 쪼개 1, 2학기로 학사를 운영한다. 동명대는 1년을 세 학기로 쪼개 1, 2, 3학기로 나눈 것. 세 학기 중 두 개 학기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나머지 한 개 학기는 지역 기업에서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현장에서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고, 산업체는 우수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성장 동력을 찾는 경우도 있다. 동아대는 수소 밸브를 검사할 수 있는 시설을 한국에서 두 번째로 건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일자리를 만들고, 관련 학과에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산학 협력의 한계점도 존재한다. 대학마다 지산학 협력에 대한 이해도가 천차만별인 데다 현장 실습을 확대하려 해도 정규 학점으로 인정되는 폭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산학 협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대학에서 양성하고자 하는 취지이지만, 대학의 학점 제도가 아직까지 유연하지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