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마스터스 오늘 개막 첫 출전 김주형 우승 의지 활활 “우즈-매킬로이-커플스와 연습… 그간의 땀방울 보상받는 느낌” 작년 공동8위 임성재 성적 관심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하는 김주형은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초청받는 등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에 도전한다. 5일 연습 중인 김주형. 오거스타=AP 뉴시스
김주형(21)에게 골프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은 세 살 때인 2005년 TV로 본 2005년 마스터스다. 그해 마스터스 우승자는 서른 살이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였다. 우즈는 그의 우상이다. 6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2023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김주형이 “꿈이 정말 이루어졌다(Dreams Do Come True)”고 말하는 건 골프를 시작한 후 꿈꿔왔던 일들이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어서다.
마스터스에 처음 참가하는 김주형은 4일 우즈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돌았다.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1992년 마스터스 챔피언 프레드 커플스(64·미국)도 함께 했다. 이날 저녁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주형은 “진지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여느 골퍼들처럼 나도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우즈, 매킬로이, 커플스와 함께 한 연습라운드는 그간의 노력에 대해 보상을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즈보다 빨리 2승을 올린 그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첫 출전인데도 이례적으로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초대받은 것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김주형이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 우즈를 넘어 대회 최연소 우승자가 된다. 우즈는 1997년 21세 3개월의 나이에 마스터스 첫 우승을 차지했는데 2002년 6월생인 김주형은 현재 20세 10개월이다. 김주형은 “대회에 출전한 누구나 우승을 꿈꾼다. 우승자 전용 주차장을 받기를 원하고, ‘챔피언스 디너’의 호스트가 되고 싶어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마스터스에 25번째 출전하는 타이거 우즈가 5일 연습 도중 거리측정기로 목표 지점을 살피고 있다. 우즈가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잭 니클라우스와 함께 최다 우승(6회) 타이를 이룬다. 오거스타=AP 뉴시스
한국 선수 첫 우승자가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김주형과 함께 임성재(25), 김시우(28), 이경훈(32)이 출전한다. 2020년 임성재는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공동 2위를 했고, 지난해에도 공동 8위에 오르는 등 이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아시아 선수는 2021년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31·일본)가 유일하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PGA투어와 경쟁 관계인 LIV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해 이번 대회에는 필 미컬슨(53·미국)을 비롯해 18명의 LIV 소속 선수가 참가한다. PGA투어 선수들과 LIV 소속 선수들 간의 갈등은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LIV로 이적한 선수들을 강하게 비난해 왔던 매킬로이는 5일 LIV 소속의 브룩스 켑카(33·미국)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돌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