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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는 포항-울산-군산-청주, 디스플레이는 충남 유치 사활

입력 | 2023-04-06 03:00:00

[첨단 산단이 산업지도 바꾼다]
포항, 포스텍 등 지역인재 무기
울산 “굵직한 산학연 기관 갖춰”
충남 “글로벌 초격차 유지 계기로”




“이대로 가면 수십 년 안에 지역이 없어질 수 있다. 그걸 막는다는 필사의 각오로 뛰고 있다.”

이차전지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첨단특화단지)’ 지정을 추진 중인 경북 포항시의 정호준 배터리특구지원팀장은 “출근길마다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4일 이같이 말했다. 그를 포함해 14명의 첨단특화단지 유치 담당 직원은 주말까지 반납하고 정부의 움직임에 주목하며 대응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정 팀장은 “이번이 지역 소멸을 막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정부의 상반기 첨단특화단지 지정의 또 다른 격전지는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분야다.

이차전지 부문에선 포항시와 울산시, 전북 군산시, 충북 청주시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포항시는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기반으로 국내 최대 이차전지 소재 생산단지를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대표 양극재 생산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포스텍, 경북대, 한동대 등에서 매년 5600여 명의 지역 인재가 배출되는 점도 무기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030년 포항은 전 세계 수요의 15∼20% 수준인 연간 100만 t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며 “특화단지 선정은 세계 최대 양극재 생산기지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울산시는 내년 준공 예정인 삼성SDI의 세계 최초 전고체 배터리 시험 프로그램 생산라인 등 차세대 생산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이차전지와 달리 화재 위험이 작고 충전 속도가 빨라 ‘꿈의 배터리’라고도 불린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은 삼성SDI와 현대자동차, 고려아연,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굵직한 산·학·연 기관과 함께 미래형 전지 연구개발의 구심점에 설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며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울산이 세계 차세대 이차전지 산업을 선도하는 국제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시는 양극재 음극재 생산업체,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업체 등이 입주한 새만금산단을 중심으로 특화단지 유치에 나섰다. 18.5㎢에 이르는 새만금의 넓은 부지와 국내 유일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RE100을 실현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청주시는 오창읍에 이차전지 완제품 생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비엠 등이 포진해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충남도가 유치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충남은 이미 세계적 디스플레이 산업 요충지로 떠오르며 2020년 기준 매출액이 전국 53.8%인 245억 달러(약 32조2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충남도는 천안 제3일반산단과 아산 디스플레이시티2단지를 중심으로 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QD)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갖춘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재룡 충남도 산업경제실장은 “특화단지 조성은 글로벌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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