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민단체와 지역 정치인들은 6일 나주금성관 망화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진행 중인 대일 굴욕외교 규탄 투쟁 지지를 선언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나주공립보통학교 6학년이던 1944년 일본인 교장의 반강제적 권유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운영하는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 동원됐다.
하지만 일본 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 배상 해법이 발표되자 95세의 노구를 이끌고 다시 현장 투쟁의 최전선에 나섰다.
이들은 “유구한 우리 역사에서 일제강점기 36년은 가장 부끄럽고 비통한 시간이었고, 해방 이후 일제의 잔재와 민족반역자 처벌 등 역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일은 더 없는 패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강제동원(징용)된 조선인들은 야만적인 광산촌에서, 군사 기지에서 청춘을 빼앗기고 살인적인 노동 강도와 반인권적인 처우를 받았지만 일제는 패망 83주년을 맞은 현 시점에서도 우리 민족에 대해 단 한 번도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런 와중에 윤석열 정부의 한일정상회담은 우리 국민들의 역사적 노력과 진전을 한순간에 짓밟은 폭거로 규정한다”며 “정부는 국익을 위한 외교이며 한일 간의 과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지만 궤변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직접 나온 양금덕 할머니는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사람이요, 일본 사람이요” 물은 뒤 한국 정부가 주도해 만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대해 “나는 그런 돈은 곧 죽어도 안받을라요”라고 외쳤다.
이들은 또 “반헌법적 강제동원 배상조치를 철회하고, 독도에 대해 어떠한 암묵적인 양보조치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장소인 금성관(錦城館·보물 제2037호)은 조선시대 객사 중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한다.
나주 출신 의병장 김천일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인 1592년에 임진의병 출정식을 했고, 구한말 호남의병 또한 이곳에서 출정식을 했다. 일제강점기에는 3·1만세운동 출정식이 열렸던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장소다.
[나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