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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마약 음료’, 중학교 교문 앞에서도 나눠줬다

입력 | 2023-04-06 15:17:00

강남 학원가서 1.5km 거리…강남구청역 인근서도 학생들에 건네




서울 강남구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 일대에서 ‘필로폰 음료’를 들고 있는 피의자들. 강남경찰서 제공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고등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담긴 이른바 ‘필로폰 음료’를 속여 마시게 한 일당이 학원가 앞 범행 전 인근 중학교 교문 앞에서도 직접 하굣길 중학생들에게 음료를 건넸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해당 중학교 학생 중 음료를 마신 피해 사례는 신고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추가 피해 사례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3일 오후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학생들에게 나눠준 용의자 중 일부는 대치동 학원가 앞으로 향하기 전 약 1.5km 거리에 있는 한 중학교 교문 앞에서도 학생들에게 음료수를 먹이려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상황을 전해들은 한 중학생 이모 양(14)은 “제 친구 중 한 명이 교문 앞에서 ‘ADHD’ 약이라며 해당 음료를 건네받았다”며 “다행히 친구는 수상하게 생겼고 냄새도 이상해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동아일보가 확인한 인근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반경 이 학교 앞 사거리에서 피의자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중학교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근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큰 봉지 등을 손에 든 채 음료가 담긴 통을 들고 다녔으며 학생들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경찰은 실제로 2인 1조로 움직인 일당 4명이 다른 곳에서도 음료를 건넨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일당 4명은 같은 날 오후 6시경 2인 1조로 나눠 각각 강남구청역 인근과 대치동 학원가 주변에서 학생들에게 음료를 건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6일 오후 “현재까지 일당 4명 중 3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배후에서 범행을 지시한 주범을 비롯해 범죄 조직과 함께 음료를 나눠준 나머지 한 명의 여성을 쫓고 있다. 마약 음료를 받아 마신 후 신체 이상을 호소한 고교생은 이날까지 6명으로 집계됐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