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팀장이 지난달 29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하고 있다. 라이언 팀장은 “한국은 확진자 감시와 역학조사 역량이 뛰어났고 백신 접종률도 높아 코로나19 대응의 ‘모범적인’ 사례였다”고 평가했다.
“확진자 수를 매일 집계해 보고하는 건 비용과 노동력이 굉장히 많이 드는 일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상황을 포괄적이면서도 비용 효율적으로 감시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비상대응팀장(58)은 지난달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라이언 팀장은 역학을 전공한 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다. 그가 비상대응팀은 WHO 내에서 국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체계를 담당하는 부서다.
라이언 팀장은 또 확진자의 격리 의무도 ‘권고’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대신 자신과 주위 사람의 안전을 위해 증상이 있을 경우 스스로 집에 머무는 등 자율적인 감염병 확산 방지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내가 열이 나고 기침하지만,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이라면,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코로나19가 아니라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전파 우려가 있다면 자율적으로 ‘집에 머물기’를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다.
마이크 라이언 WHO 비상대응팀장. WHO 제공
하지만 라이언 팀장은 이번에 PHEIC 선언을 해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아름다운 여름’을 맞을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아직 (PHEIC 해제 여부에 대해) 답을 드릴 수 없다. 또 PHEIC이 해제되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바로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언 팀장은 국제 사회가 코로나19 이후 ‘넥스트 팬데믹’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을 태풍에, 팬데믹 대응 체계를 집에 빗대 “똑같은 태풍이 닥치더라도 튼튼한 집에 산다면 걱정이 안 되겠지만, 텐트에 산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경험을 교훈 삼아 바이러스 감시체계의 취약한 점을 보완하고, 백신과 치료제가 세계적으로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