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2020.10.8/뉴스1 ⓒ News1
삼성전자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96%가량 줄어드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減産)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매출액이 63조 원, 영업이익이 6000억 원이라고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9%, 95.75% 하락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5900억 원) 이후 14년 만이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77조7815억원 대비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14조1214억원 대비 95.75% 줄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 70조4646억원, 영업이익 4조3061억원보다 각각 10.6%, 86.1%씩 줄었다.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는 반도체 적자 폭 확대다.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간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DS) 사업부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며 업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증권가가 제시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손실 전망치는 3조∼4조원대에 이른다. 반도체 부문 분기 적자는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실적을 공시하면서 설명 자료를 통해 사실상 반도체 감산을 공식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인위적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입장을 바꾼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지만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 만큼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