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정샘 씨(45)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백패킹(Backpacking)을 즐겼다. 오프로드 드라이브와 캠핑을 즐기다 등에 짐을 지고 아무도 없는 오지를 찾아 조용히 혼자 즐기고 오면 날아갈 듯 몸이 달라져 있었다. “당시에는 백패킹이란 말이 생소할 때였다”고 했다. 그가 백패킹 1세대다.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백패킹은 야영 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산과 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도보 배낭여행이다. 배낭, 침낭, 텐트, 음식, 조리기구 등 1박 이상의 야영에 필요한 장비와 물품을 자신이 직접 챙겨야 한다.
정샘 씨가 지도를 보며 백패킹을 하고 있다. 정샘 씨 제공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의 주말은 언제나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루틴이 됐다. 그는 “주말에 나만의 공간으로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주중에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정샘 씨가 트레일러닝을 하고 있다. 정샘 씨 제공
정 씨는 백패킹을 즐기려면 주의해야 할 게 많다고 했다.
“입산 금지 구역은 절대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 자연을 훼손하면 안 되고 가지고 간 것은 다 가지고 나와야 합니다. 산불이 우려되는 곳에선 절대 음식을 해 먹어선 안 됩니다. 그럴 땐 조리된 식품을 가지고 가서 먹어야 합니다. 용변을 보고 휴지까지 버리고 오는 경우도 많은데 절대 그러면 안 됩니다. 휴지는 바로 썩지 않습니다.”
정샘 씨가 카누 카약 백패킹을 하고 있다. 정샘 씨 제공
그는 백패킹용 백이 사이즈별로 6~7개 있다. 혼자 갈 때, 친구들이랑 오랜 기간 갈 때, 가지고 갈 짐의 양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이다. 그가 주말마다 야외로 나가는 이유는 뭘까?
정샘 쌔가 쌓인 눈을 파내고 백패킹을 즐기고 있다. 정샘 씨 제공
정 씨가 가본 최고의 백패킹 장소는 울릉도라고 했다.
“지금까지 울릉도에 4번 정도 갔습니다. 특히 겨울이 좋아요. 울릉도는 눈이 와도 잘 녹지 않아요. 그래서 겹겹이 쌓이죠. 그럼 장소가 좋으면 눈 속에서 아늑하게 잘 수 있어요. 그 느낌 너무 좋아요.”
정샘 씨가 트레일러닝을 하다 포즈를 취했다. 정샘 씨 제공
“제가 산을 좋아하다 보니 유 대표님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됐습니다. 2020년 2월 강원 인제에서 열린 화이트트레일인제를 달렸죠. 산을 달린다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동안 걷기만 했는데…. 그때부터 산도 달리고 있습니다.”
정 씨는 대회출전보다는 운동 삼아 집 주변 산을 달리고 있다. 그는 “그즈음부터 시간만 나면 달리고 있다. 집에서 운동화 신고 나가서 무작정 달린다. 집이 인천 부평인데 인근 청라나 계양산까지 갔다 온다든지 다른 지역을 탐방하고 오는 게 즐겁다. 어디 출장 가서도 그 지역을 달려서 한 바퀴 돌면 그 지역을 더 잘 알게 된다”고 했다. 짧게는 5km, 길게는 20~30km를 달린다. 역시 대회 출전보다는 달리기를 즐기는 차원이다. 그는 목요일 저녁 서울 남산을 달리는 모임인 ‘찰스런’에서 뛰기도 한다. 그는 실내에서 하는 클라이밍도 즐기고 있다.
정샘 씨가 백패킹을 하다 프로깅으로 휴지를 줍고 있다. 정샘 씨 제공
이렇게 백패킹과 운동을 즐기다 보니 아직 결혼할 틈이 없었다. 그는 “결혼은 꼭 할 것”이라며 “일에만 얽매이기보다는 즐기는 삶이 좋다. 함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정샘 씨가 백패킹을 떠나며 포즈를 취했다. 정샘 씨 제공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