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 수출감소에 해외여행 증가 겹쳐
대외 신인도와 직결된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냈다. 수출 감소와 화물운임 하락, 해외여행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수지 적자와 더불어 경상수지 적자가 동시에 발생하는 ‘쌍둥이 적자’ 우려도 나온다.
이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동시에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수출입 차이를 계산한 상품수지는 1년 전에 비해 56억5000만 달러 줄어 13억 달러 적자였다. 1월(―73억2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10월(―9억5000만 달러) 이후 5개월째 마이너스다. 이는 수출(505억2000만 달러)이 지난해보다 6.3% 감소한 영향이 크다. 수출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41.5% 급감했다. 이 밖에 화학공업 제품(―9.8%), 철강 제품(―9.2%) 등의 수출도 부진했다. 반면 수입은 518억2000만 달러로 원자재(7.2%)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4.6% 늘었다.
秋 “올해 세수부족 가능성”… 재정-경상수지 ‘쌍둥이 적자’ 우려
경상수지 두달연속 적자
정부 “하반기엔 경상흑자 전환 예상”
경제학자들 “적자 구조화 위험 커져”
그러나 일각에서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낙관하기에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상수지 적자 구조화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수출이 우리 바람만큼 늘어날지, 반도체 경기가 언제쯤 회복될지 등을 안심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경기 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면 올해 연간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적자와 더불어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적자 가능성이 커지면서 쌍둥이 적자 우려도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세수는 당초 세입 예산을 잡았던 것보다 부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국세 수입이 정부가 지난해 예산을 짤 때 예상한 400조5000억 원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가 세수 부족 가능성을 사실상 시인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되면 국가의 대외 신인도가 타격을 입어 환율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정부가 기업들과 논의해 수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