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인 김윤걸 전 교수의 빈소에서 이재명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4.9/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이낙연 전 대표의 장인상 빈소를 찾았다. 지난 대선 경선 때 맞붙었던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약 20분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한민수 대변인은 “위로 말씀을 전했다”면서 “조문이라 전혀 그런(당내 현안 관련 이야기는) 것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 밖에 이 전 대표에게 미국에서 연구와 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측 모두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전날 차려진 빈소엔 이틀간 친이낙연계를 중심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방문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18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당 내 인사들과 만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서 또 한 번 자연스럽게 당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다는 것. 친이낙연계인 5선 중진 설훈 의원은 전날 빈소에서 “(10일) 장례를 마치면 약간의 시간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를 계기로 친이낙연계가 결집할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서둘러서 뭘 하겠느냐. 저라면 그렇게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8일 새벽 전혜숙(3선) 김철민(재선) 이병훈 윤영찬 양기대 의원(초선)과 함께 인천공항에서 이 전 대표를 직접 맞이했다.
10일엔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이 국회에서 ‘정치공황의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이 전 대표는 불참하고 친이낙연계 의원 일부가 참석한다. 토론회에선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 ‘개딸(개혁의 딸)’이 당 내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팬덤 정치 문제와 정치의 역할’이라는 내용의 발제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아무래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움직임을 요구하는 주변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관계 없이 이 전 대표는 예정대로 6월 말 독일 강의까지 마치고 귀국할 것”이라고 했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