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명 귀환… 러 끌려간 어린이 2만명 러 “전쟁위험서 아이들 보호” 주장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강제로 러시아 본토로 끌려가 가족과 생이별했던 우크라이나 어린이 31명이 7일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여름 러시아군이 소위 ‘여름 캠프 참가’를 명목으로 데려가 억류했던 아이들이다. 러시아는 이들에게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화를 강제로 교육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 가정으로의 입양을 시도해 큰 비판을 받아 왔다.
7일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에서는 강제로 헤어졌던 아이들과 부모들이 포옹을 하며 얼싸안는 모습이 목격됐다. 구조 활동을 기획한 인도주의 단체 ‘세이브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러시아 관계자들은 억류된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입양될 것이다. 새 보호자가 생길 것”이라거나 “부모가 너희들을 버렸다”는 거짓 선동을 일삼았다. 일부 아이들은 바퀴벌레, 쥐 등이 나오는 불결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딸 다샤(13)를 찾은 어머니는 아직도 러시아에 남아있는 다른 아이들을 걱정했다. 그는 “국경 너머에 남겨진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고 했다.
러시아는 아이들을 전쟁 위험에서 보호하고 있다는 비상식적인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국제형사재판소(ICC) 또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불법 이주 등 전쟁 범죄를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