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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분에 1억씩 나랏빚 느는데 稅收 감소… 한마디로 곳간 비상

입력 | 2023-04-10 00:00:00


작년까지 3년 연속 매년 100조 원 안팎 늘어난 국가채무가 올해도 최소 67조 원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하루 1800억 원, 1분에 1억 원 넘게 나랏빚이 늘어나는 셈이다. 게다가 급격한 수출 감소와 그로 인한 대표기업의 실적 악화, 부동산·증시 침체로 세수는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는 내년 총선을 겨냥해 벌써 선심성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의 중앙·지방정부가 진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1067조70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2년간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의 가격 급등, 수출 호조로 119조 원의 세금이 더 걷혔는데도 추경을 편성해 그 이상으로 지출을 늘리는 바람에 빚은 더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9.6%로 50%에 육박했다.

게다가 추경호 부총리는 지난주 “올해 세수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당초 잡은 세입예산보다 부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사실상 세수에 구멍이 날 것이란 예고다. 올해 1, 2월 중 작년보다 덜 걷힌 세수만 벌써 16조 원이다. 3월부터 연말까지 작년만큼 세금을 걷는다 해도 20조 원 정도 결손이 예상된다. 정부는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나 세수가 늘길 기대하지만 악화된 기업 실적, 부동산·주식시장 침체는 회복될 기미가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야는 곳간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퍼주기 경쟁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부사관들의 불만을 키우는 윤석열 대통령의 ‘병사 월급 200만 원’ 대선 공약 이행을 밀어붙이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인 ‘기본대출’을 다시 꺼내 들어, 정부가 보증을 서주고 전 국민에게 최대 1000만 원씩 20년간 저금리로 빌려주자고 한다. 여야는 최근 각각 6조7000억, 12조8000억 원이 드는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도 주고받기식으로 통과시켰다.

국가채무가 급증하면서 4년간 갚아야 할 이자만 1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게 정상이지만 여야는 반대로 씀씀이를 늘리자고 한다. 총선 1년을 앞두고 결국 세금 부담으로 돌아올 무책임한 포퓰리즘 경쟁이 얼마나 더 치열해질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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