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박용택은 야구 해설위원이자 방송인으로 바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은퇴한 지금도 그는 선수 때와 마찬가지로 자기 관리에 열심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그중 빠질 수 없는 게 ‘기록택’이다. 19시즌 동안 LG에서만 뛴 그는 2504개의 안타로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다. 통산 최다 출장 기록(2237경기), 통산 최다 타석(9138타석), 통산 최다 타수(8139타수) 기록도 그의 차지다.
또 하나 그가 거르지 않은 것은 ‘쪽잠’이었다. 매일매일 자기만의 루틴을 지키기로 유명했던 그는 경기 전 30분가량은 꼭 쪽잠을 잤다. “꼭 잠이 드는 게 아니더라도 잠시라도 눈을 감고 있으면 피로가 풀리고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평상시 수면의 질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자기 전 그는 모든 고민을 내려놓고 기분 좋은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다음 날 최고의 컨디션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거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식으로 어떻게든 좋은 기분을 만들고자 했다”고 했다.
철저한 몸 관리로 오랜 세월 동안 남부럽지 않은 선수 생활을 한 그에게도 아쉬운 순간은 있었다. 그는 “3년 차 때 어깨를 다쳤다. 당시 눈앞의 성적을 중시하느라 아픔을 참고 그냥 뛰었다. 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어깨가 강한 외야수였던 그는 치료 타이밍을 놓친 뒤에는 더 이상 강한 송구를 하지 못했다. 선수 시절 중반부터 주로 지명타자로 나선 이유다. 올 초 신인 선수 오리엔테이션에 강사로 나선 그는 “프로야구는 길다. 당장이 급하지 않다. 무조건 전진해야 할 때가 있고, 한 템포 쉬어가며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일반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다쳤을 때 참고 운동을 하기보단 완쾌한 뒤 완전한 몸으로 운동하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낫기 때문이다.
은퇴한 지 3년째. 그는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여전히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박용택은 “선수 때는 결과가 좋게 나올 때만 재미있었다. 하지만 해설하면서 보는 야구는 그 자체로 너무 재미있다. 천직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 등 각종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수 때와 마찬가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배팅 연습을 한다. 몸의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필라테스까지 한다. 은퇴 후에도 바쁘게 살다 보니 살이 찔 겨를이 없다. 선수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건강한 ‘건강택’이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