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K금융, 新글로벌스탠더드로] SVB 파산에 특화銀 신중 목소리 비은행권 종지업도 사실상 보류
국내에서도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은행권 경쟁력 강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 위기 등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불거지면서 그 추진 동력이 다소 떨어진 상황이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은행권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6일 은행장들을 만나 “국내 은행 산업은 독과점력을 활용해 예대마진을 확보하는 손쉬운 수익 수단에 안주해 왔다”며 “구조 개선, 금리 체계, 성과보수 체계 등의 경영 관행과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TF에서 중점적으로 거론된 방안은 소규모 특화은행(챌린저뱅크) 도입, 비은행권에 대한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 허용 정도였다. 은행업 인가 단위를 잘게 쪼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은행을 만들고 보험, 카드사 등에 지급결제계좌 개설을 허용해 업권 경쟁을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비은행권 종지업 허용 여부에 대한 찬반 양론도 뜨겁다. 특히 한국은행이 결제 리스크 확대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이 방안의 추진은 보류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고객의 편의 증진 효과는 미미한 반면,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전성은 큰 폭으로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