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원 변호사(법무법인 린)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중에서
보노보라는 영장류 동물이 있다. 그냥 보면 침팬지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보노보와 침팬지는 지금으로부터 100만 년 전 무렵 공통의 조상에게서 나왔으며, 고릴라보다도 사람과 더 많은 유전자를 공유한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보노보와 침팬지는 현존하는 영장류 가운데 우리와 가장 가까운 두 친척인 셈이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진화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는 개를 포함한 여러 동물의 사례를 들어 어떻게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지’를 설명한다.
침팬지와 달리 보노보는 같은 집단에 있는 구성원뿐 아니라 다른 집단에 있는 보노보에 대해서도 절대로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침팬지의 경우 집단 내에서조차 우위를 차지하기 위하여 경쟁자를 잔인하게 죽이기도 하지만, 보노보의 경우 현재까지 ‘보노보가 보노보를 죽였다’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니 무척이나 흥미로운 일이다. 외부에서 온 낯선 보노보에 대해서도 그 특유의 다정함과 친화력으로 서로 감싸 안고 동화시킨다. 사람보다 낫다. 이쯤에서 다시 보노보와 침팬지 사진을 놓고 보면, 확실히 보노보가 친절해 보인다.
적자생존의 시대라고들 한다. 살아남기 위하여,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하여 정말 치열하게 살고 있다. 나도 그렇다. 그게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아 온 진화의 큰 흐름이고, ‘이기적 유전자’의 거스를 수 없는 작동 원리라 배웠던 것 같다. 그런데 꼭 그렇지는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늘은 상대방을 이기는 일보다 친구로 만드는 일에 집중해 보고자 한다. 그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숨은 비결이 될 것이라 믿고.
이홍원 변호사(법무법인 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