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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美 CIA 감청 의혹에 “매우 심각…엄정 대응해야”

입력 | 2023-04-10 10:40: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우리 정부를 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객관적 내용을 정확히 확인해 가면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1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청 의혹과 관련해 “모든 내용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사실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주권국이고 한미는 동맹 관계”라며 “동맹의 핵심 가치는 상호 존중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국 대통령실이 도청에 뚫린다는 것도 황당무계하지만 동맹국 대통령 집무실을 도청한단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 어려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감청 의혹이) 사실이라면 한국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와 대통령실을 미국이 일일이 감시하며 기밀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우리 국가안보에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에 엄중히 요구한다. 즉각 미국 정부에 해당 보도의 진위와 기밀문건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요구하고 파악해서 우리 국민께 한 점 숨김없이 명명백백히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최근 외교·안보라인의 납득하기 힘든 줄사퇴도 미국의 도청과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도청 정황을 이번 보도 전에 전혀 파악하지 못했는지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이달 말에 있을 윤 대통령 방미가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이런 식으로 해서 어떻게 국익을 확보할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 등 동맹국 동향을 감청해 온 정황이 담긴 기밀문서 100여 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출됐다. 유출된 문건에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국 무기 기밀 정보와 러시아의 작전 계획 등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첩보와 함께, 동맹국 동향이 담긴 중앙정보국 일일정보보고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중 최소 2건의 문건에는 미국 측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요청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을 감청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NYT는 전했다. 이 중 한 문건에는 당국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화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지원을 압박할 것을 우려해 대책을 마련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도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뒤 해당 사안을 잘 살펴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