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압박에 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이 연 5%대까지 내려선 가운데, 올 초 신용대출 금리를 일부 내렸던 보험업권이 신용대출 금리를 다시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보험업권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0%를 넘어섰다.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11개 보험사 중 손해보험사의 경우 지난달 취급한 신용대출(무증빙형) 평균 금리(1년 기준)는 10.30%로 집계됐다. 보험사별로 보면 KB손해보험(12.02%), 흥국화재(11.49%), 한화생명(11.54%), 교보생명(10.54%), 흥국생명(10.22%) 등이 평균 금리가 10%를 넘어섰다.
이 외에 현대해상 9.73%, 삼성생명 9.44%, DB손해보험 9.25%, 삼성화재 9.01% 등이 9%대의 수준을 보였다. 미래에셋생명(8.15%)만 8%대였다.
문제는 올 들어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이 대출금리를 더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보험사의 대출금리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와 신잔액코픽스, 금융채, 국고채 등 회사별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된다.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코픽스는 지난해 말 4.34%에서 지난달 3.53%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금융채 역시 5.536%에서 3.996%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6.32~7.13%에서 5.47~5.90%로 하락했다.
정부는 올 들어 연일 금융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5대 금융지주 회장단을 만난 자리에서도 “시장금리 상승 등 비용상승 요인을 금융권에서 최대한 자체적으로 흡수해 차주들에게 전가되는 금리인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월 누계를 3월에 공시해 변화가 크게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보험업권도 고금리 시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부담 완화에 동참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추세며 4월 공시부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