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손실 추정액 3조2865억 재고관리 비용 1조1048억 홍문표 “의무매입 조항에 소요 예산 더 커지고 부담은 농민이 질 것”
3월 23일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수라청연합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관계자가 지난해 수매한 벼를 살펴보고 있다. 화성=뉴시스
문재인 정부 기간 정부가 매입했다가 되판 쌀의 판매손실 추정액과 관리비용 총액이 4조3913억 원으로 추산됐다. 정부의 쌀 의무매입 조항이 들어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이보다 많은 세금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공공비축과 시장격리를 위해 정부가 매입한 양곡의 판매손실 추정액은 3조2865억 원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재판매할 때까지 공공비축과 시장격리 된 재고 양곡의 관리 비용 총액은 1조1048억 원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7년산 쌀의 경우 2581억 원, 2018년산 967억 원, 2019년산 1020억 원, 2020년산 917억 원, 2021년산 2933억 원, 2022년산 26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쌀 의무매입조항이 없는 상태에서 연평균 7000억 원 가량의 세금이 소요된 것으로 의무매입조항을 포함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되면 이보다 많은 세금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정안은 지난달 23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함에 따라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재투표에 부쳐진다.
홍문표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양곡을 사들이고 관리하다가 헐값에 되팔아 세금을 낭비하는 법이 어떻게 식량안보를 위한 것인가”라며 “의무매입 조항이 포함된 양곡관리법이 통과되면 소요되는 예산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고 결국 그 부작용은 농민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