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2분기(4∼6월)에는 주식시장에 만연한 비관론이 조금씩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1∼3월)에 시장을 흔들어놨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와 은행발 유동성 위기가 진정 국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2008년처럼 금융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옅어진 까닭에 시장은 전과 다른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목도한 조정은 조만간 끝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주식시장은 위를 향해 방향을 잡아갈 것이다. 코스피가 상반기 중 2,600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한다.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수급 환경이 개선될 것이다. 그동안 한국 증시는 외국인만 바라보는 ‘천수답’ 장세였다.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와야 코스피가 오르는 패턴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다행히도 2분기에는 한국을 외면했던 외국인이 국내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에서 보듯이 신흥국이 선진국 대비 경제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한국이 포함된 신흥국 증시로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될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국내 증시도 수혜 대상이 될 것이다.
둘째, 통화 긴축 부담이 완화될 것이다.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들의 생각은 연준과 다르다. 이미 낮아진 시장 금리가 투자자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일반적으로 시장 금리 하락은 주식시장의 자본비용을 낮추고 밸류에이션 부담을 경감해 주가의 추가 상승을 가능하게 한다. 주식시장의 반등을 억눌러왔던 금리 부담이 완화되면 주가는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코스피는 올해 ‘상저하고’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시장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주가는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으로 주요 투자자가 복귀할 수 있는 점, 금리 부담이 완화되는 것, 이익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한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게끔 만드는 주요 근거다.
한편 지수 외에 종목까지 고려한다면 시장의 부족한 유동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보유 현금이 많고 재무적으로 튼튼한 종목이 수익률 확보에 기여할 것이다. 기업 내부에 현금을 많이 보유한 대표적인 산업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다. 불안한 환경에서 풍부한 현금은 주가의 안전판이 되어 줄 것이고, 향후 추가 상승 동력의 재원으로 이용될 것이다. 해당 산업들을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