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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마취로 편안하게 임플란트 시술… 환자에 맞는 약물로 안전성 높여

입력 | 2023-04-12 03:00:00

[메디컬 현장] 똑똑플란트 치과의원
위험성 적은 약물과 국소마취제 병용… 고령 환자나 식립 치아 많을 때 시도
맥박-혈압 등 모니터링 장비 보유, 숙련된 의료진이 환자 상태 파악




치과 치료에 공포가 있는 환자를 위해 수면마취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늘고 있다. 똑똑플란트 치과의원 제공

과거 치과 치료에 대한 힘든 경험으로 트라우마가 있거나 치과 공포증이 심한 환자라면 간단한 치료에도 힘들어 할 수 있다. 특히 임플란트는 수술이 불가피한 치료이다 보니 환자의 심적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환자를 위해 수면마취로 치과 치료를 시행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말 그대로 잠을 자듯 편안한 가수면 상태로 치료받을 수 있어 치과 치료에 심적 부담감이 있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치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구강 내 통증, 음식을 씹는 문제, 발음이 새는 문제, 치열의 변형 등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아를 상실한 경우 임플란트를 식립해 메꿔줘야 한다.

실제로 이를 뽑고 오래 방치하면 주변 잇몸뼈가 흡수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당장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임플란트를 심으려고 해도 잇몸뼈가 충분하지 않아 치료받지 못하거나 추가적인 뼈 이식 과정을 겪어야 한다. 또한 치아가 빠진 자리를 수복하지 않고 두면 맞물리는 치아가 빠진 치아의 빈자리로 쏠리며 이동하는 결정 생성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임플란트는 치아가 상실된 잇몸뼈에 인공 치근을 식립한 뒤 치아머리 역할을 하는 최종 보철물과 인공 치근을 지대주로 연결하는 수술이다. 자연 치아에 버금가는 저작력과 우수한 심미성으로 대중적인 수술이 됐지만 잇몸을 절개하고 잇몸뼈에 직접 식립하는 과정이 필요한 만큼 간단하게 받을 수 있는 시술은 아니다.

손동국 원장(오른쪽)이 수면 마취 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럴 때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수면마취다. 치과에서 하는 수면마취는 전신마취와는 다르다. 전신마취를 하면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기도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와 관련된 전문 인력과 장비도 준비해야 한다. 반면 수면마취를 받은 환자는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치료받는다.

잠자는 정도의 깊은 수면은 환자 관점에서 편할 수는 있지만 위험이 따르므로 다소 힘들더라도 이름을 불렀을 때 천천히 눈을 뜰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진정 상태에서 치료하는 것이 좋다. 투여되는 진정제로 미다졸람, 프로포폴이 대표적이다. 미다졸람은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중 작용 시간이 가장 짧다. 주사 후 1∼2분이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3∼4분에 최고 효과를 보인다.

손동국 똑똑플란트 치과의원 원장은 “치과 치료에서 수면마취는 위험성이 적은 약물을 사용한다”라며 “국소마취제를 병용해 환자가 최대한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수면마취는 고령 환자, 다수의 임플란트를 식립해야 하는 환자, 복잡한 골 이식을 진행하는 환자, 고혈압이나 전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구토 증상이 심한 환자 등 다양한 사례에 적용이 가능하다.

수면마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손 원장은 “수면마취 상황에서는 숙련된 의료진이 환자를 확인해야 한다”라며 “이 때문에 중환자실 근무 경력이 있는 간호사를 배치해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치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영양 불균형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면마취 치료는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마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개인별 사용 약제와 양을 환자에게 맞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 원장은 “평소 정신과 약물이나 수면제, 항응고제 등을 복용하는 환자는 의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라며 “이 부분은 환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면마취 중 환자의 맥박과 혈압, 산소포화도를 꼼꼼하게 모니터링이 가능한 장비와 응급 상황을 대비한 약제를 보유한 치과를 선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위험 요소를 줄이고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대처가 가능하다. 손 원장은 “병원을 선택하기에 앞서 수면마취 전에 파악해야 할 것을 의료진이 잘 알고 있는지, 환자에게 주의사항을 잘 안내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면마취제 ‘미다졸람’ 효과
● 수술 전 진정(수면 또는 가수면 상태 유도 및 불안 경감) 및 수술 전후의 기억력 장애 목적으로 근육 주사
● 기관지경 검사, 위경 검사, 방광경 검사, 혈관 조영수 및 심장 카테터 법과 같은 단시간 진단 또는 내시경 검사 전 의식 아래의 진정 목적으로 단독 또는 마약성 진통제와 병용해 정맥주사
● 다른 마취제 투여 전 전신마취 유도 목적으로 정맥주사 및 단시간 외과 처치 시 균형마취의 정맥용 보조제

부작용
무호흡, 저혈압, 졸음, 두통, 구역, 구토, 주사 부위 통증, 기침 등

주의사항
● 졸음이나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리에서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며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약에 대한 반응을 알기 전까지는 운전, 기계 조작 또는 다른 위험한 작업은 피해야 한다.
● 알코올과 이 약의 상호 상승작용에 의해 예측할 수 없는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비경구 투여 후 최소 12시간 동안은 알코올성 음료를 섭취해서는 안 된다.
● 임산부, 수유부는 의사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당뇨, 복용약물, 암 병력 등 미리 알려야

손동국 똑똑플란트 치과의원 원장이 말하는 ‘치과 수술 전에 이것만은 꼭!’


손동국 똑똑플란트 치과의원 원장.

이를 뽑거나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때 환자 병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전신 질환이나 투약 이력을 간과하고 치과 수술을 하면 지혈이 되지 않거나 합병증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치과 수술 전 당뇨병·혈압을 점검한다

치과를 찾은 환자는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혈압이나 당뇨병 검사를 받아보면 정반대인 경우가 적지 않다. 모르던 지병을 발견하는 사례도 더러 있다. 치과에서 내과 진료 의뢰를 하기도 한다. 전신 질환 치료가 먼저 이뤄져야 치과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과 수술을 받기 전에 혈압이나 당뇨 수치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치과 수술은 혈압과 당뇨 수치를 정상 범주 이내로 잘 관리한 상태에서 받는 게 좋다. 국소 마취제에 혈압을 상승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수술 전엔 사용량을 제한해야 한다. 통증이 심하면 혈압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수면마취 등을 병행하며 통증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당뇨가 심하면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최소 절개 수술을 고려하길 권한다.

치과와 전신 질환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뇨가 심한 경우 풍치가 심해져서 이를 여러 개 이를 뽑게 된다. 풍치 치료를 적절하게 받지 않으면 당뇨가 잘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잇몸이 많이 부어서 잇몸병인 줄 알고 찾아온 환자가 실제로는 급성 백혈병이 의심돼 검사받아 조기 발견한 때도 있다.


복용 중인 약을 확인한다
복용 중인 약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과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병력이 있다면 재발을 막기 위해 강한 혈전용해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무작정 약을 중단하면 재발 위험성이 있다. 처방전을 확인하고 협진을 통해 혈전용해제 투약 중단이 가능한지를 먼저 알아봐야 한다.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간만큼 중단하고 수술받아야 한다.

신부전이 있어 투석을 받을 때에도 지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투석 당일이 아니라 다음날 수술을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약을 복용한다면 투약 기간과 방법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 고용량의 골다공증 치료제를 주사로 맞거나 골다공증약을 다년간 복용한 경우 발치나 임플란트 수술 후 수술 부위가 낫지 않고 골 괴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암 수술 이력 확인도 중요하다
수술 병력도 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심장판막 수술을 받았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경우 치과 치료 전 반드시 예방적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래야 심장이나 인공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암 수술을 받았다면 항암 치료 시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수 있다.

수면마취 상태에서 수술받는 경우에는 불면증 및 정신과 약 복용 여부를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일반적인 용량의 수면마취제로는 수면마취가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성분이 겹치는 약은 미리 일정 기간 투약을 중단하고 수면마취에 들어가야 한다. 안전한 수면마취를 위해선 천식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

실제로 뇌경색과 골다공증, 당뇨 등 각종 질환을 앓던 한 환자는 약물 부작용으로 골 괴사가 생긴데다 치과 치료도 시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복용하는 약제가 많은데다 치아 여러 개를 뽑은 뒤 위·아래턱 임플란트 식립을 해야 하는 등 고난도 시술이 요구돼 많은 치과에서 난감해했다. 또 고령으로 기력이 쇠해 거동도 불편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