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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찾은 박근혜…“다시 하이소” 지지자 외침엔 미소만

입력 | 2023-04-11 14:22:00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아 통일대불 앞에서 합장하고 있다. 2023.4.11. 뉴스1

출소 후 대구에 보금자리를 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귀향 1년 만인 11일 첫 공식 나들이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의현 큰스님 등 동화사 스님들과 함께 통일대불 앞에서 열린 축원 행사에 참석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에 흰색 재킷과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진주목걸이로 멋을 더한 모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과 불자 등이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들었다. 이날 동화사에는 지지자, 불자 등 300여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첫 공개 일정인 만큼 취재진도 많았으나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발언을 하진 않았다.

11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아 마중 나온 스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4.11. 뉴스1

동화사 설법전 앞으로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의현 큰스님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이후 통일 대불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 박 전 대통령은 합장하고 분향을 한 뒤 20여 분간 큰스님의 축원을 받고 덕담을 들었다.

큰스님은 덕담에서 “박 전 대통령께서 동화사에 와주신 것을 불자들 모두가 환영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하신 게 없다. 문재인 정부의 수백만 명이 비선 실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따로 말을 덧붙이진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해 통일약사대불 앞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3.4.11. 뉴스1

행사 후 차에 탑승하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지지자들이 “(대통령) 다시 하이소.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삽니데이”라고 외쳤으나 이때도 별다른 말 없이 손을 흔들어 환하게 웃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통일대불전에서 참배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의현스님과 차를 마시며 환담한 뒤,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일정을 마쳤다. 박 전 대통령은 동화사에서 준비한 두릅과 나물 등 사찰 음식을 먹고, 식후엔 녹차와 대추차 등을 마셨다.

오찬장에서 박 전 대통령은 “방장 큰스님과 여러 신도님, 국민들, 여러분들 오랜만에 뵙게 돼서 참 반가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화사에서 세심하게 준비해 주셨고 식사도 따뜻하게 잘 준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아 사찰음식체험관으로 향하고 있다. 2023.4.11. 뉴스1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으나, 계단 등에서 걸을 때 여러 차례 발을 헛디디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이 괜찮으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앞을 잘 안 보면 잘 넘어져서”라고 짧게 답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의 이번 행보에 정치권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날 자리에 함께한 유영하 변호사는 확대 해석 경계를 당부했다. 기자들과 만난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건강이 괜찮아지면 동화사를 한 번 찾기로 했기에 방문하게 됐다. 향후 현풍시장이나 지역 곳곳도 찾을 예정”이라며 “다른 의도는 전혀 없으니 편안하게 가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아 예불을 마친 뒤 스님의 덕담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2023.4.11. 뉴스1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