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두차례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시장에서는 예상한 수준으로 보고 상승 랠리를 펼쳤다. 다만 연내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월에 이어 두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재료로 받아들였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해 6월13일 이후 10개월 만에 장중 2550선을 회복했다. 지난 2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했던 조윤제 금통위원조차 의견을 바꿔 만장일치로 동결 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2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각 1794억원, 2909억원 사들이고 있다. 반면 개인은 4739억원 순매도에 나섰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단호히 대처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날 한은 금통위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라고 해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아직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는 부적절한 시점이라고 언급하며 단호하게 시장 기대를 차단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다음달 금리 동결 기대나 한은의 3개월래 금리 인하 기대감은 과도했다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 제어와 함께 연속 동결 결정으로 인해 시장이 과도하게 인하 전망으로 쏠릴 수 있음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채권시장은 금통위 만장일치 동결 발표 이후 국고채 금리 급락이 진행됐지만, 3년 이하 국고채 금리가 3.25%대 부근까지 빠르게 상회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은은) 인상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혹시 모를 상황에 맞춰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다’가 맞겠다”며 “금통위를 기점으로 시장의 연내 인하 기대가 완전히 없어질 순 없는 건 부인할 수 없는 글로벌 경기 부진 진행과 그로 인한 인하 기대는 중장기적인 대세”라고 평가했다.
반면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물가에서 경기로 시선을 이동했고, 연준의 긴축 정책 종료 가능성에 기반한 강달러 모멘텀 약화를 전제로 가격에 반영 중”이라면서도 “하반기 경기 반등을 견인할 수 있는 반도체 가격 재상승, 중국발 리오프닝 기대감에 의한 소매 판매 등을 고려할 때 시장의 생각처럼 통화당국이 올해 안에 금리 인하 카드를 제시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