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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산불, 오후 내린 비에 8시간만에 주불 진화…379㏊ 소실

입력 | 2023-04-11 16:36:00


11일 오후 화재 피해를 입은 강릉시 운정동의 한 마을에서 대피했던 이재민이 잿더미만 남은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1일 강풍으로 빠르게 확산했던 강원 강릉 산불이 마침내 잡혔다. 오후 들어 비가 쏟아지면서 당국이 8시간 만에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11일 오전 8시 30분경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 산24-4번지 일원에서 발생해 ‘산불 3단계’가 발령된 산불을 오후 4시30분 진화 완료했다고 밝혔다.

11일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 출동한 소방대원이 민가로 번진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3.4.11/뉴스1

산림청과 강원도 및 유관기관(소방청, 국방부, 경찰청 등)은 즉시 산불진화에 특화된 공중진화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등 산불진화대원 2787명과 고성능 산불진화차량을 포함한 산불진화장비 403대 등 가용가능한 자원을 총력 투입해 적극 대응했고 오후에는 인근에서 대기중이던 산불진화 헬기 4대를 투입해 오후 4시 30분 진화 완료했다.

이번 산불로 총 100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택 42동·펜션 9동, 상가 2곳, 차량 1대, 교회시설 1곳이 전소됐다. 또 주택 17동·펜션 25동, 호텔 3동, 문화재 1개소(강릉 방해정)가 부분 소실됐다.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주택으로 번진 가운데 주민들이 긴급하게 대피를 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제공

인명 피해는 총 12명이다. 단순 연기흡입이 11명, 손가락 골절이 1명이다.진화하던 소방관 2명도 눈, 가슴 등을 다쳤다.

한때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557명은 강릉 아이스아레나, 사천중학교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11일 오전 8시 반경 강릉시 강문동 한 건물에서 바라본 경포대 모습. 좌측 경포호 부터 해안까지 화재로 발생한 시커먼 연기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독자 제공

강릉 산불은 오후 4시를 전후로 산불발생 지역 일대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진압됐다. 오후 4시 30분 현재 진화율은 100%로 집계됐다. 산불 피해 구역은 산림 170㏊를 포함해 379㏊로 추정된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현장의 산불이 재발되지 않도록 잔불진화와 뒷불감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산불방지대책본부도 잔불 정리 및 재발화 방지 대책 및 이재민 구호 대책을 수립 중이다.

불이난 지역은 급경사, 암석 등 험난한 지형인데다가 이날 오전 동해안 지역에는 초속 30m에 달하는 바람이 불어 헬기를 띄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은 오후 2시 30분을 넘어 헬기를 투입했다. 중소형은 띄우지 못하고 8000리터 용량의 초대형 1대와 3000리터급을 투입했다.

불끄는 저동길 주민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불은 강풍에 부러진 소나무가 전깃줄을 건드리면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랫동안 건조한 날씨로 나뭇가지가 바짝 마른 상황에서 강풍이 분 게 화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는 오전 8시 57분과, 9시 30분 시민들에게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소방청은 오전 9시 43분을 기해 올해 최고 대응 수위인 3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청 제공

강원소방본부 제공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강릉 산불과 관련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산불 영향이 우려되는 지역의 주민을 신속히 대피시키고 선제적으로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우선 조치를 실시해 달라”며 “전국 일원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행안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산불 예방활동을 철저히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