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대전 서구 괴곡동에 있는 대전 추모공원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숨진 배승아 양의 유족이 유골함 봉안 후 오열하고 있다. 2023.04.11. 뉴시스
이날 오전 8시 30분 배 양의 영정사진이 장례식장에 들어오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배 양의 어머니는 상실감이 깃든 표정으로 딸이 생전에 갖고 놀던 인형만 손에 꼭 쥐고 있었다.
배 양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전 추모 예배에서도 배 양의 어머니는 고개를 숙인 채 숨죽여 울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어머니는 옆에서 넋 놓고 앉아 있던 아들의 한 손을 자신의 무릎으로 끌어당겨 두 손으로 감싸기도 했다.
배 양의 시신을 실은 관이 운구 차량을 향해 이동할 때도 배 양 어머니는 끝까지 관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어머니는 생전에 멀미하던 딸을 생각하며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들어주세요”라는 말을 내뱉으며 오열했다.
11일 오후 대전 서구 괴곡동에 있는 대전 추모공원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숨진 배승아 양의 유족이 배양의 영정사진을 들고 유골함 봉안을 위해 걸어오고 있다. 2023.04.11. 뉴시스
어머니 옆에 있던 배 양의 오빠도 끝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배 양 오빠는 봉안식을 마친 뒤 “가해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승아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없도록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재발 방지와 엄벌을 호소했다.
배 양은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경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중학교 앞 인도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하루 만에 숨졌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