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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IMF, 올 韓 성장전망 4연속 삭감… 상상 밖 ‘경착륙’도 대비해야

입력 | 2023-04-12 00:00:00

AP 뉴시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0.2%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7월과 10월, 올해 1월에 이어 4연속 하향 조정이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선진국의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쳐 한국 경제가 더 움츠러들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로 두 번 연속 동결했고, 1.6%로 잡은 올해 성장률 전망도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어제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한국은 1.7%에서 1.5%로 낮췄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1월 2.9%에서 7월 2.1%, 10월 2.0%, 올해 1월 1.7%로 낮아졌다. 주요 10개국 중 4연속 하락은 한국뿐이다. 반도체 경기의 급랭,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지연에 따른 대중 수출 위축의 영향이 한국에 집중된 탓이다.

한은의 금리 동결도 이런 국내외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여전히 높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기습 감산으로 유가가 다시 불안해졌지만 물가 안정보다 경기 침체, 금융 불안에 대처하는 게 더 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한 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한은이 기대해온 국내 경기의 ‘상저하고(上低下高)’가 흔들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7개월째 이어진 3%대 기준금리는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급등한 금리로 인해 국내 제조업체의 66%는 적자에 빠졌거나 손익분기선상에 놓여 있다. 1020조 원의 빚을 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급증하는 등 금융 리스크도 커지는 중이다.

어제 코스피가 1.42% 상승한 건 금리 동결이 이런 부담을 조금은 덜어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종착점에 도달했다고 보긴 어렵다. 한은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과도하다”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음 달 금리를 올려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거나, 국제유가가 요동칠 경우 한은은 다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최근 원화는 주요국 통화가치가 모두 상승하는 상황에서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제 기초 체력에 탈이 났다는 방증이다. 정부와 기업은 서비스 산업 혁신, 인공지능(AI) 같은 신산업 투자 속도를 높여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 경제가 상상 이상의 충격을 받아 경착륙하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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