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장중 9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자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3개월새 3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19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만약 증시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액은 19조3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말 대비 17.41% 늘어난 수준이다.
빚투는 2020년 동학개미 운동이 활발했던 시기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초 9조2072억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액이 그해 연말 19조원을 넘어섰다. 이듬해인 2021년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돌파하는 상승세가 이어지자 빚투도 25조원대를 넘어섰다.
최근 빚투의 증가는 코스닥의 상승세 때문이다. 코스닥은 올해(11일 기준) 32.34% 급등했다. 이는 전 세계 주요국 지수 상승률 가운데 1위다. 특히 2~3위인 러시아 모엑스(MOEX) 지수(18.25%)와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15.46%)의 수익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에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액 규모도 코스닥이 코스피를 앞서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의 신용거래융자 잔고액은 9조4181억원인 반면 코스닥은 9조976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주식수 규모도 코스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는 6억3585만주, 코스닥은 10억7365만주로 약 68.9% 많은 수준이다.
국내 증시에서 신용거래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에코프로비엠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신용거래금액은 약 3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엘앤에프가 3431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국민주이자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신용거래금액은 2959억원으로 전체 국내시장에서 4위를 기록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신용거래금액은 1803억원으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코스피 신용융자 잔고 비율와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 비율은 지난 5~6년 평균을 소폭 상회하는데 그쳤다”면서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높긴 하나 지난 2021~22년 만큼 빚투 부담이 크거나, 과열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