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전국 ‘매우 나쁨’ 中사막 흙먼지 북서풍 타고 날아와 올해만 12번째… 연중 발생횟수 늘어 내일 사라져… 평년 기온 회복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전광판에 미세먼지(PM10) 농도가 ‘매우 나쁨’인 ㎥당 274μg(마이크로그램)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환경부는 전국 17개 시도에 황사 위기경보 2단계인 ‘주의’를 발령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강풍이 한반도를 강타한 데 이어 13일 ‘중국발 황사’가 전국을 뒤덮는다.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의 미세먼지(PM10) 농도도 ‘매우 나쁨’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들어와 12일부터 전국에 영향을 미쳤다. 황사의 영향으로 12일 제주, 대전 등의 미세먼지 농도가 ㎥당 800μg 이상(제주시 애월읍 828μg)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이는 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인 150μg을 5배 웃도는 수치이고 전국적으로는 2∼5배까지 치솟았다. 이날 전국적으로 황사 위기경보 2단계인 ‘주의’가 발령됐다. 13일까지 전국적으로 ‘주의’ 단계가 유지되고 미세먼지는 ‘매우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황사는 중국과 몽골 사막 지역의 언 땅이 녹으면서 생긴 흙먼지가 날아오는 것으로 3∼5월 봄철에 많이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 기준으로 1∼3월 10번을 포함해 이날 벌써 12번째 황사가 발생했다. 통계가 집계된 1∼3월 기준으로만 보면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횟수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인해 최근 10∼20년 들어 황사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 올해 서울 1월에도 황사 4회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m당 456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 대구 694μg, 충북 618μg, 전남 683μg 등을 나타냈다. 대전과 제주는 각각 812μg, 828μg까지 올랐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은 150μg 초과다. 초미세먼지는 전국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황사는 겨우내 얼었던 중국 사막 지역 땅이 녹으면서 날리는 흙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오는 것이다. 황사는 기온, 풍향 등의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3∼5월 한반도를 덮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겨울에도 황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올해도 전국 모든 관측지점에서 ‘1월 황사’가 관측됐다. 서울 기준으로는 1월에만 4번의 황사가 있었다. 이날까지 총 12번의 황사가 관측됐다.
● 빙하 녹을수록 황사 잦아져… 이상기후 탓
황사가 일찍,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정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발원 지역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이 적어 흙먼지가 더 빨리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원 지역에 이 같은 날씨 조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지구 온난화로 황사 발원지의 기온이 오르고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기성 K웨더 예보센터장은 “1971∼1980년에는 서울 지역 황사 일수가 총 28일이었는데 2001∼2010년에는 122일로 늘었다”며 “봄철 빙하 면적이 작을수록 황사 발원지에 불안정한 대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연중 황사 발생 횟수가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13일에도 황사 위기경보가 ‘주의’로 발령되고 미세먼지는 전국적으로 ‘매우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겠다. 만약 외출했다면 집에 들어가기 전 외투를 털고, 손과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한편 교육부는 황사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됨에 따라 초중고교에서 공기청정기 가동 등으로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고, 체육활동 등 실외 활동을 단축 또는 금지하도록 해 달라고 각급 학교에 안내했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키움-두산 경기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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