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 2020.01.17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이 미국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문제를 ‘대통령실 이전’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 “(대통령실) 이전을 안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처럼 프레임을 씌워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12일 KBS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민주당이 때로는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에 못 하는 이야기를 대신 해주는 부분이 필요하지만, 이걸 가지고 국민적 감정을 조장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집권당과 정부는 국익과 안보 차원에서 국민들을 생각해줘야 하고, 야당 입장에서도 국익 차원에서 경중을 가려줬으면 좋겠다”면서도 “이걸 가지고 국내적으로 여야관계가 갈등과 대립으로 치부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도청 폭로처럼, 팩트(사실)가 명확하게 맞아떨어지고 실존 인물이 있다면 정리가 간결하다”며 “그런데 이번엔 기밀문건이 유출됐음에도 실체가 모호하다 보니 정부입장에서 명쾌하게 입장이 정리 안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감청 문제를 직접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유 전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보다 더 독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은혜 홍보수석과 경기지사 경선에서 싸워 떨어졌는데 그때 용산 개입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유 대표는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이니 전 세계 지도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국익을 끌어냈는지 연구해서 말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전 의원은 최근 전광훈 목사 관련 문제로 당내가 시끄러운 것에 대해 “내년 총선은 중도층이 어떤 당을 지지하느냐로 승패가 결정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당이 더 합리적으로 객관적이면서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광훈 목사를 지지하는 사람이 일부 당원으로 들어와 있지만, 그분들을 의식해서 중도층의 목소리를 소홀히 하는 누를 범해서는 안 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입장에서는 단호하게 정리하는 게 좋다”고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동화사를 찾는 등 정치적 활동을 보이는 것이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의 공천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측면에서 과거 반성과 타성에 젖는 공천과 총선 체제를 맞이하면 필패가 뻔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