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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기 살인’ 스포츠센터 대표 징역 25년 확정…“심신미약 아냐”

입력 | 2023-04-13 11:42:00

직원을 막대기로 살해한 스포츠센터 대표 A씨가 지난 2022년 1월7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2.1.7. 뉴스1


직원의 신체 부위를 막대기로 찔러 숨지게 한 스포츠센터 대표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고 원심의 형이 과중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스포츠센터 대표 A씨(41)의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31일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 서대문구 소재 스포츠센터에서 직원 B씨(당시 26)와 술을 마시다 길이 70㎝의 플라스틱봉으로 B씨의 직장, 간 등을 파열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직원들과 송년회를 하다 다른 직원들이 돌아간 뒤 B씨와 함께 술을 더 마셨고 음주 상태인 B씨가 직접 차를 운전해 귀가하겠다는 말에 화를 내면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고 알코올과 결합할 경우 공격성이 발현될 가능성이 있는 금연보조제를 복용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음주운전을 하려고 해 폭행했다고 진술하는 등 상황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심신미약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엽기적이고 잔혹한 방법으로 범행했고 피해자의 고통과 유족의 슬픔을 고려할 때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2심 판결에도 △잘못을 반성하는 점 △술이 깬 뒤 자발적으로 신고한 점 △피해회복을 위해 일부 공탁한 점 △세 자녀 양육 등을 고려하면 형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을 수긍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어떤 남자가 누나를 때린다’는 신고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처음부터 여자는 없었고 피해자는 술에 취해 자고 있다’는 말로 경찰을 돌려보냈다”며 “피고인은 경찰이 돌아간 뒤 피해자의 목에 손을 대 맥박을 확인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금연보조제의 부작용 중 하나인 공격성은 투약자 중 0.1~1%에게만 나타난다”며 “피고인이 범행 당시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보이지 않아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형이 과중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원심에서 4100만원을 공탁했으나 피고인의 죄질과 피해자 및 그 유족의 피해, 범행이 엽기적이고 잔혹한 점을 고려하면 1심이 선고한 형을 바꿀 정도의 사정 변경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