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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여행 취소 말고 꼭 오세요”…화마 피해 주민·상인들 호소

입력 | 2023-04-13 17:25:00


12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경포로 경포호 인근 펜션단지가 전날 발생한 강릉 산불 화재로 전소돼있다. 2023.4.12. 뉴스1

12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경포로 경포호 인근 펜션단지가 전날 발생한 강릉 산불 화재로 전소돼 있다. 2023.4.12. 뉴스1

“강릉에 놀러오셔도 괜찮아요. 많이 와주세요.”

전북 전주시에 사는 안모씨(32)는 오는 22일 친구가 살고 있는 강릉으로 여행을 계획했다가 이번 산불로 다시 고민에 빠졌다.

대형재해로 상처를 입은 지역에 놀러간다는 것에 괜히 미안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이번 산불로 숙소예약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고, 어린 아들이 동행하는 탓에 산불로 인한 공기질도 걱정된다.

안씨는 “큰 마음 먹고 강릉여행을 갈 생각을 했지만 산불로 선뜻 내키지 않는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광객들의 우려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강원 강릉 산불로 인해 여행 계획을 고민하는 커뮤니티 게시글.(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2023.4.13

이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강릉 여행가는데 괜찮을까요’, ‘산불 영향 있을까요’, ‘강릉 여행 취소해야 하나요’라는 게시글을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 이번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지않은 숙박시설에도 예약 취소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시작되고 있다.

강릉지역에서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A씨는 “산불 발생 이후 당장 이번 주말 예약 취소가 2건 생겼다”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화마(火魔)가 휩쓸고 간 강릉 경포동, 안현동, 저동 일대는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경포도립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마을로, 대체로 펜션과 같은 숙박시설과 식당이 밀집한 곳이다.

실제 강릉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건물 100동 중 30% 이상인 33동이 펜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강릉지역 상인들은 강릉으로 여행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준비하는 한편 “강릉에 놀러와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강릉시소상공인연합회는 다음주 쯤 관광진흥협회 등과 서울역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강릉 여행 홍보전을 계획하고 있다.

경포해변 성수기 모습.(뉴스1 DB)

심훈섭 강릉시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번 산불로 관광을 계획하신 분들을 포함해 지역 소상공인 등 상권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산불로 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미안한 마음으로 강릉을 찾지 않을 염려가 굉장히 크다”고 우려했다.

심훈섭 회장은 “강릉을 찾는 것이 또 다른 자원봉사라는 점을 강조해, 올 휴가철에도 언제나 그랬듯 강릉에서 좋은 추억을 쌓고 가시라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국 한국외식업중앙회 강릉시지부장은 “이제 겨우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나 했는데 산불로 인해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며 “벌써부터 숙박과 식당취소 소식이 들리고 있다”고 걱정했다.

박 회장은 “여름 휴가 전까지 관광지 미관 복구 등 정비작업을 끝내고, 각종 행사를 통해 빠르게 지역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봉 강릉시번영회장은 “코로나19 여파가 끝나가면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숙박업소와 식당들이 리모델링을 한 곳이 많다”며 “이들에겐 엄청난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단체들이 서울 등 주요지역에서 강릉관광 캠페인을 하는 아이디어도 고려 중”이라며 “피해 회복이 될 수 있도록 강릉을 많이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강릉=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