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 이례적 10% 할증률 적용 업계 “투자자들 향후 주가 낙관 의미”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26조 원으로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이 수천억 원대의 신규 투자를 받는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현재 5000억 원어치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미 다수의 증권사와 사모펀드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 의향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환사채는 처음 발행할 때는 일반 회사채와 같지만 추후 일정한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는 채권이다.
이번 전환사채의 특징은 10%에 이르는 할증률이다. 이는 채권 투자자들이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때에 현재 주가 대비 10% 높은 가격을 치러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에코프로비엠의 향후 주가 흐름을 낙관하고 있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보통 전환사채는 할증이 붙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라며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수요가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이른바 ‘에코프로 형제’(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차전지 수요 증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등 호재가 쌓이면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연초 대비 3∼6배 급등했다.
다만 너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하이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12일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홀드)’으로 하향했다. 현재의 주가 수준이 향후 4∼5년 뒤의 실적을 선반영하는 정도까지 올랐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과열돼 있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