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원들 후쿠시마 방문, 방송법 강행, 부산 횟집 이름 왜곡 공격 등등 좌파는 ‘무제한 전쟁’ 벌이듯 공격하는데 대통령실과 與는 절박감, 절제 안 보여
이기홍 대기자
윤석열 정부에 대한 좌파 진영의 공격을 전쟁에 빗대 유형 분류를 하면 ‘무제한 전쟁’ ‘전면전’ ‘절대전’으로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무제한 전쟁’은 1999년 중국군 대령 2명이 제시한 이론(‘超限戰’)으로 중국의 대미 군사전략 마스터플랜으로 자리 잡았다. 평시와 전시, 군대와 민간의 구분이 없으며 규범이나 법의 제한도 받지 않는다.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에만 집중하지 않고 여론전 심리전 법률전을 다양하게 동원한다.
‘전면전(全面戰)’ ‘절대전(絶對戰)은 특정 지역·이익·권리 등의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제한적 전쟁이 아니라 상대의 소멸, 격멸을 목적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공격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일본 후쿠시마 방문은 한국 야당이 외교 관계마저도 선동적 퍼포먼스의 소재로 삼는 수준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정말 국민 건강과 환경 피해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걱정한다면 당 대표가 나서거나 위임을 해서 일본 정부에 공식적으로 협의를 요구하고 투명성을 촉구해야 했다. 국회의원이면 일정한 대표성을 갖는다는 걸 망각한 채 오로지 국내 지지층만을 겨냥한 행보를 했다.
물론 원전 방류수 같은 문제는 과학적 데이터상 안전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최대한의 예방적 조치를 해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입증할 수 있는 위험과, 입증은 안 되지만 개연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는 위험은 구분해서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백퍼센트 확답이 나올 수 없는 문제라는 허점을 악용해 정권 공격을 위한 정략적 도구로 삼은 것이다.
민주당은 국내 현안들에 대해서도 본격 전투 모드다.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 이익단체의 표 결집을 위한 입법독주와 더불어 방송 장악 영구화를 위한 본격 작전에 돌입했다. 방송법 개정안 강행과 더불어 최민희 전 의원을 방통위 상임위원에 추천했다.
최 전 의원은 1990년대부터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라는 단체의 사무총장으로, 민주라는 포장을 한 채 보수언론 공격에 앞장서다 2006년 민주당 몫 방송위 부위원장, 비례대표 의원 등 감투를 차지해온 강한 이념성향의 인물이다. 그런 이를 내세울 만큼 민주당은 방송장악에 관한한 안면 몰수하고 강경 전투 모드다.
야권은 현재 진보 좌파 진영 사장들이 포진해 있는 MBC KBS YTN 등을 뺏기면 다시는 정권을 찾아오기 어렵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 앞으로 이들 방송의 민노총 계열 노조들, 좌파계열 단체들이 민주당과 합심해 문재인 정권 초기 보수파 이사진을 쫓아 내기 위해 벌였던 식의 신상털기 등 극렬한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좌파의 윤 정권 공격에는 금도도 염치도 인권도 없다. 대통령이 회식한 부산 횟집 이름의 의미를 왜곡해 친일 딱지를 붙이는 행태는 소재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는 ‘철학’의 반영이다. 내용이 팩트인지는 그들에겐 중요하지 않다. 제3세계의 게릴라전이 정글 도심 시장 등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듯, 삼라만상 전부를 공격 소재로 삼으려 빈틈을 노린다.
과거 진보정권에는 그래도 금도가 있었다. 민주당의 과거 야당 시절도 지금 같지는 않았다. 국익 인권 금도 상식 염치 같은 것을 팽개치고 권력 강화에 이득이 될 것 같으면 무엇이든 손에 움켜쥐는 행태가 본격화한 것은 문재인 정권 때부터였다.
그런 행태의 업보로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겼지만 코로나 재난상황 덕분에 차지한 국회 다수 권력이라는 곳간만은 결코 잃지 않기 위해 그들은 앞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제한 공격을 펼칠 것이다.
그런 정치적 전시(戰時) 상황에 보수 우파 지휘부는 절박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는가. 많은 보수 시민들은 횟집 논란의 경우 가짜뉴스로 공격하는 좌파의 행태에 분노하면서도, 격려 회식이 꼭 필요했다 해도 굳이 그런 도열 인사까지 해서 공격 빌미를 제공한 무신경과 해이함에 혀를 찬다.
대통령실 홈페이지에서 뉴스룸을 클릭해보니 ‘김건희 여사,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정원 관람’이란 사진뉴스 보도자료(3월 31일자)가 눈에 띄었다. 클릭하니 주홍색 관람궤도차에 혼자 앉아있는 김 여사의 앞, 옆, 뒷모습 독사진이 5장이나 먼저 나왔다. 10대 여학생들의 SNS 연출사진을 연상케 하는 사진들이다.
물론 사소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수준의 마인드로 심각한 이념전쟁 국면을 헤쳐갈 수 있을까. 지금 자신들이 어떤 공격에 처해있는지. 어떤 세력들이 공격해 오고 있는지를 망각한 것은 아닌가.
윤 대통령은 태평성시의 대통령이 아니다. 역대 보수 대통령들이 상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극렬하고 전투력 강한 좌파 공격수들이 무제한 전쟁을 걸어왔다.
윤 대통령은 개혁과 국가 정상화의 큰 방향은 옳게 잡고 가고 있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은 낙제점이다. 이는 절박감이 부족하고 상황을 겸손하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빗발치는 화살 속을 달리는 말 위의 지휘관처럼 한순간도 신중함과 절제심을 잃어선 안 된다.
이기홍 대기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