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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탈북민 피폭 조사”

입력 | 2023-04-14 03:00:00

내달부터 6개월간… 89명 대상
北, 2006년부터 6차례 핵실험




통일부가 다음 달부터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지역 출신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5월부터 북한 함북 길주군과 인근 지역 출신 89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피폭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지금까지 6차례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에 2006년 이후 탈북한 길주군과 인근 지역 주민 796명 가운데 희망자 80명을 검사한다는 것. 또 기존 검사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던 9명까지 더해 총 89명이 검사 대상이 됐다.

앞서 통일부는 2017년과 2018년 풍계리 인근 탈북민 40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 검사를 실시했고, 그중 9명의 방사능 수치가 비교적 높게 나온 바 있다. 당시 별도 치료가 필요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조군이 없는 데다 표본 수도 적다는 이유 등으로 조사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2월 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보고서를 통해 6차례 핵실험 영향으로 풍계리 일대 지역 주민들이 방사성물질에 노출됐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자는 “원자력의학원에서 실시할 수 있는 방사선 검사 규모가 한정돼 있다”고 했다. 이에 올해 1차 검사 이후 내년에도 정부는 피폭 검사를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피폭 검사에 소요되는 재원은 약 1억4000만 원 수준. 비용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의료지원 예산을 활용한다. 당국자는 “이런 정책적인 결정까지 (별도의) 법률이나 규정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고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