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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세, 후지이 가제… 틱톡서 뜬 제이팝, 음원도 뜬다

입력 | 2023-04-14 03:00:00

Z세대 등업고 SNS서 인기몰이
국내 음원차트에도 속속 진입
日 애니-영화 국내흥행도 한몫
“한일 비슷한 장르음악 동시유행”



제이팝의 인기가 뜨겁다. 일본 싱어송라이터 이마세는 ‘나이트 댄서’로 지난달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의 일간 해외 종합 차트 2위에 올랐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13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무신사 개러지에서 일본 싱어송라이터 이마세가 국내 첫 쇼케이스를 열자 500여 명이 모였다. 이마세가 국내에 이름을 알린 것은 지난해 8월 발매한 곡 ‘나이트 댄서’를 통해서다. 지난달 이 곡은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의 일간 해외 종합 차트(2위)와 톱 100 차트(17위)에 진입했다.

최근 Z세대를 비롯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제이팝(J-pop·일본대중가요)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에도 일부 음악 마니아를 중심으로 1970, 80년대 일본 시티팝이 크게 사랑받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메인 차트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이팝에 익숙해진 이들이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찾아 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틱톡에서 뜨면 음원도 뜬다

이마세의 ‘나이트 댄서’가 좋다는 입소문의 근원지는 틱톡이었다. 김지민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미디어마케팅 차장은 “‘나이트 댄서’가 틱톡에서 댄스 챌린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조회수가 12억 회가 넘었고, 이 기록이 음원 차트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후지이 가제의 곡 ‘죽는 편이 나아’는 지난해 하반기 틱톡을 통해 널리 퍼졌다. 유튜브 캡처

지난해 글로벌 차트를 역주행했던 일본 싱어송라이터 후지이 가제의 곡 ‘죽는 편이 나아’는 2020년 발매됐지만 지난해 하반기 인스타그램 릴스와 틱톡을 통해 널리 퍼졌다. SNS상의 인기 척도인 스포티파이 바이럴 차트에서 일본 곡 최초로 23개국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튜브 음악 차트에 따르면 일본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겐시의 곡 ‘Lemon’(2018년) 역시 1월 초부터 13주 연속 한국 주간 차트 TOP 100에 포함됐다. 쇼트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젊은층이 즐겨 이용하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진입한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흥행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엔딩곡인 10-FEET의 ‘제ZERO감’은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2월 네이버 바이브 J-POP TOP 100 2위, 지니뮤직 2위, 멜론뮤직 4위에 각각 올랐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OST인 요루시카의 ‘좌우맹’은 같은 해 12월 유튜브 뮤직 한국 주간 차트에서 24위를 했다. 영화 관람객이 110만 명을 넘자 음원을 발매한 지 5개월 후에 국내 차트에도 진입한 것이다.



● 한일, 비슷한 장르 음악 유행

일본 음악 시장의 무게 중심이 실물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국내 팬들의 접근도가 높아진 것도 국내에서 제이팝이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일본 음악 시장은 보통 매출의 70% 이상을 CD 등 실물 음반이 차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해외 콘텐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일본 오디오 레코드 및 뮤직비디오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85%나 하락한 반면에 디지털 음원 전송 매출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일본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겐시는 노래 ‘KICK BACK’(2022년)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요네즈 겐시 공식 홈페이지

일본과 한국 음악시장이 일부 동조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관우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상무는 “한국과 일본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르의 음악이 사랑을 받으면서 서로 영향을 미쳐 양국에서 선호하는 음악의 인기가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국내에서 이무진, 잔나비, 새소년 등 어쿠스틱 사운드를 앞세운 가수들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비슷한 콘셉트의 유우리, 요네즈 겐시 등 일본 싱어송라이터로 팬들의 시야가 확장됐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