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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률 전망 왜 내렸나 IMF에 물으니… “반도체-내수둔화 복합요인”

입력 | 2023-04-14 06:11:00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 IMF 기자회견 캡처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4회 연속 낮춘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 악화와 소비둔화,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부문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이날 아시아지역 기자회견에서 ‘중국 재개장에도 불구하고 4회 연속 한국 성장률을 낮춘 이유’를 묻는 동아일보 기자의 질의에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과 투자 (감소) 영향과 더불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급증했던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부문 (침체) 영향도 있다. 이같이 복합적인 요인이 모두 소비에 영향을 미쳐 내수 시장을 둔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IMF는 지난해 1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예측한 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4차례에 걸쳐 2.1%→2.0%→1.7%→1.5%로 전망치를 내렸다. 반면 아시아지역 전체 성장률은 중국 경제 회복에 힘입어 4.6%로 이전 전망치보다 0.3%포인트 올렸다. 한국 경제는 중국 경제회복이라는 상승요인보다 반도체 불황과 내수 침체라는 하방 압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부총재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반도체와 부동산 무문 악화, 무역 적자 등이 복합적으로 한국경제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 경제 회복의 영향은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 재개장에 따른 회복세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반기(7~12월) 중국 수요 상승이 한국 경제회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올해 중국 성장률을 5.2%로 1월 전망을 유지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 경제는 강하게 반등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무역 파트너들에게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며 “과거 중국 투자재 수요 급증이 아시아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이번에는 소비재 수요 증가에 따른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파급효과는 주변국에 성장률 0.6%포인트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가 한국 금융 부문에 미칠 영향’을 묻자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 은행들은 (문제가 된) 미국 유럽 은행 노출이 적고, 미국 유럽 (불안) 심리도 완화되고 있다”며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다만 “기업과 가계 부채 증가 등 위험 요인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정책 당국자들은 주의 깊게 시장을 보고, 미국 유럽 당국자가 했던 조치 등을 곧바로 시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IMF 세계은행 춘계총회에서 “중앙은행들은 금융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며 “은행, 비은행권금융, 상업 부동산 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1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내렸다. 금융부문 불안이 신용 경색, 주가 하락, 달러상승 등 복합위기로 전환될 경우 올해 세계 성장률은 1%로 내려앉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