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경제도지사 김동연’의 승부수[디지털 동서남북]

입력 | 2023-04-14 09:50:00


동아일보 사회부에는 20여 명의 전국팀 기자들이 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를 찾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전국팀 전용칼럼 <동서남북>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독자들에게 깊이있는 시각을 전달해온 대표 컨텐츠 입니다. 이제 좁은 지면을 벗어나 더 자주, 자유롭게 생생한 지역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동서남북>으로 확장해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지면에 담지 못한 뒷이야기, 잘 알려지지 않은 따뜻한 이야기 등 뉴스의 이면을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조영달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정치인이다. 정치 이력은 짧아도 최근에는 대권 후보군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경기도지사가 되는 순간부터 그랬다. 경기도지사는 그런 자리다. 이인제·손학규·김문수·남경필·이재명 전 지사도 그랬다. ‘정치인 김동연’의 최종 목적지도 결국 대권 도전일 것이다.

최근 김 지사의 정치적 활동이 부쩍 늘었다. 언론이나 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올 초 난방비와 지역화폐 문제를 다룰 때도 그랬고, 검찰이 경기도청을 압수 수색할 때도 그랬다. “민(民)주국가가 아니라 검(檢)주국가”라며 도발했다. 일각의 비판에 대해 김 지사는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정치인 김동연’의 매력은 ‘신선함’이다. 김 지사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존 정치인의 행태를 따를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여타 정치인들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말은 이젠 김 지사의 ‘신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존 정치인과 확실히 다른 정치 문법을 쓰기도 한다. 결과를 내는 셈법도 다르다. 정치적 신념이 달라도 목적이 같다면 손을 잡는다. 여야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리 정치’ ‘현실 정치’라고 평가할 만 하다.

경기도의 인구는 1400만 명이 조금 못 된다. 인구 4명 중 1명이 경기도에 산다. 경기도와 견줄만한 곳은 서울 정도를 제외하면 없다. 김 지사의 말처럼 경제와 산업의 중심지는 이제 경기도다.

민선 8기 4년 중 9개월이 지났다. 김 지사는 임기 안에 ‘100조 원 이상’을 투자받겠다고 장담했다. ‘꿈같은 얘기’라고 외면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그 이상도 가능하다. 지켜봐 달라”고 자신한다.

김 지사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주변 사람들은 ‘김동연 프리미엄’을 꼽았다.

먼저 김 지사는 30년 넘게 공직에서 잔뼈가 굵었다. 경제와 산업을 책임졌던 부총리도 지냈다. ‘경제를 잘 아는 도지사’ 이것이 바로 첫 번째 프리미엄이다.

두 번째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해외 네트워크’다. 지사 취임 후 벌써 20여 개 나라 인사를 접견했다고 한다. 한 달에 두 나라 꼴이다.

세 번째는 정부 부처와 기업의 다양한 ‘인맥’이다. 기업 임원, 고위공직자 출신이 몸값을 낮춰 경기도로 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지사는 ‘김동연 프리미엄’을 증명할 무대에 올랐다. 9일부터 19일까지 투자유치를 위해 미국과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목표는 4조 3000억 원이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건 ‘결과’다. 정부 때리기에 바쁜 ‘정치 신인’보다는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 청년에게 기회의 사다리가 되어 줄 유능한 ‘경제전문가’가 필요하다. 김동연의 ‘꿈’이 ‘현실’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