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서대문구 고은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경찰관들이 대낮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2023.4.14/뉴스1
14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고은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대낮부터 음주단속이 한창이었다. 교통경찰들은 지나가는 승용차는 물론 버스, 화물차, 오토바이까지 모두 세워 비접촉식 음주감지기로 음주 여부를 확인했다.
경찰청은 오는 5월 17일까지 전국에서 음주운전 일제 단속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어린이 보호구역 음주운전 단속이 그 시작인 셈이다.
◇윤희근 “음주운전 최고형량 처벌되도록…근절 위해 강력 단속”
윤희근 경찰청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고은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대낮 음주운전 단속현장을 찾아 단속 중인 경찰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3.4.14/뉴스1
윤 청장은 “음주 가해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아울러 검찰과 협의를 통해 법에서 정한 최고의 형량으로 처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당분간 우리 사회의 음주운전이 근절되는 그날까지 야간은 물론 주간에도 불시에 집중 음주 단속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청장은 현장을 둘러보며 다른 경찰 관계자들에게도 “주간 음주가 자꾸 늘어나고 있다는 걱정들을 많이 하고 계신다”며 “예고 음주단속도 필요하지만, 불시에 전국 어디에서나 경찰이 빈틈없이 단속을 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줄어들었던 음주운전이 나들이철 방역 해제로 학교 주변 주택가에서 이루어질 정도로 사회적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있다고 판단 중이다.
◇“아이한테 횡단보도 건널 때 조심하랬는데…음주차량 인도 사고 황당”
14일 서울 서대문구 고은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경찰관들이 대낮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2023.4.14/뉴스1
음주 단속이 진행된 이뤄진 고은초등학교 앞 사거리에는 ‘대각선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었다. 대각선 횡단보도는 차량보다 사람을 더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교통시설로,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 효과가 있다.
아이들 하굣길 교통지도를 하러 나온 고지선 고은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장(42·여)은 “대전 어린이 교통사고 뉴스를 보고 많이 울었다”며 “아이들한테 안전을 위해서 횡단보도 건널 때 양쪽을 살피고 손들고 가라고 말해왔는데, 인도에 있었는데도 사고를 당하니 할 말이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고씨는 경찰의 대낮 음주운전 단속에 대해 “더더욱 강화돼서 술마시고 운전하는 건 절대 안된다는 인식이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13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경찰이 불시에 주간 음주단속을 시작하자 하굣길 어린이들이 육교 위에서 단속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최근 대전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망사고와 관련해 음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주간 음주단속을 추가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2023.4.13/뉴스1
◇경찰, 특별단속 기간 주말·주간 단속 장소 확대하기로
경찰은 이번 특별단속 기간 동안 기존 야간 식당가, 고속도로 요금소(TG)·진출입로 등은 물론 주말·주간 음주가 많이 이뤄지는 등산·관광지 주변 및 주택가 어린이 보호구역 등까지 단속 장소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학교 주변 어린이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지자체·학교·학부모 등으로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어린이 보호구역 내 각종 안전시설물에 대한 설치·관리 상태를 원점에서 점검해 보완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