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4.13/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사건에 현직 의원 10~20명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두고 다시 한번 수렁에 빠졌다. 민주당은 검찰의 ‘기획수사’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의혹이 당 차원의 사법리스크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짙은 상황이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9400만원의 금품이 살포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금품 공여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송영길 캠프가 현역의원 몫으로 준비한 돈봉투 20개 중 최소 10개는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윤관석 의원, 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 박모씨,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등 9명이 돈 전달 과정에 관여한 공모자로 지목됐다.
녹취파일이 3만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 의혹들이 불거진다면 야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크다. 노웅래 의원의 뇌물 수수 의혹, 이학영 의원의 한국복합물류 취업청탁 의혹 수사도 이 녹취록에서 파생된 바 있다.
당장 당사자들을 비롯한 민주당 다수 의원들은 이를 두고 “국면전환용 기획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혐의를 부인했고, 송 전 대표는 “이 전 부총장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를 ‘정적 죽이기’로 규정한 이 대표는 이번 사태를 두고도 “객관적 진실을 찾으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진술을 통해서 객관적 진실을 왜곡 조작하는 검찰의 행태가 일상이기 때문에 잘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이 정부의 장기가 압수수색”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도 “사실관계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압수수색 당일 녹취록의 언론 공개 등을 이유로 기획수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응천 의원은 14일 CBS라디오에 출연, “반신반의하고 있는데 언론에서 육성으로 된 녹취, 녹음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안 믿을 수도 없고 황망할 따름”이라며 “송 전 대표가 (파리에서) 제 발로 들어오시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조사 받는 게) 좀 더 당당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이 수사를 공개적으로 한다는 것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검찰의 언론플레이로 야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자꾸 덧씌운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뉴스1에 “녹취록이 존재하니 무작정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언론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의원들이 부인하는 패턴이 반복되면 안된다. 선제적으로 당 차원에서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