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징계위기’ 속 자숙 김재원, 비공개로 광주·제주 찾아 사과

입력 | 2023-04-14 17:11:00


‘5·18 정신 헌법수록 반대’ 발언으로 비판을 받아온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2023.4.14. 국립5·18민주묘지 제공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4·3은 격 낮은 기념일’ 등 잇단 실언으로 당분간 공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4일 광주와 제주를 찾아 사과했다.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비공식 일정으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1980년 5월 전남도청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 씨와 함께 묘역을 방문, 30분가량 머물며 추모탑에서 헌화·묵념하고 묘역을 돌아봤다.

박 씨는 “김 최고위원이 자신이 5·18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안내자로서의 동행을 제안해 함께 민주묘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방명록에 “광주시민의 아픔과 민주 영령님들의 희생을 늘 기억하겠다. 깊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

이날 김 최고위원은 제주시 봉개동의 4·3평화공원도 찾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 정신 헌법수록 반대’ 발언으로 비판을 받아온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2023.4.14. 국립5·18민주묘지 제공

앞서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최다 득표로 선출된 김 최고위원은 당선 나흘 만인 지난달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같은 달 25일 미국에선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했다가 또다시 비판에 직면, 귀국하자마자 고개를 숙였다. 그는 30일 최고위원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전 목사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겠다. (전광훈의) ‘전’자도 꺼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전 목사 관련 발언은 없었지만 실언은 계속됐다. 김 최고위원은 이달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4·3 기념일은 국경일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이라고 해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그는 “논란이 빚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공개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4월 한 달간 방송 출연은 물론,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당은 김 최고위원의 ‘1개월 자숙’ 선에서 상황을 정리하는 모양새였으나 당 안팎에서 징계론이 나오고, 최근 대통령실도 당에 징계를 언급한 상황. 당은 황정근 변호사를 신임 중앙윤리위원장에 임명하고 윤리위 재정비에 나섰다. 윤리위가 구성되면 김 최고위원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