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덕 시장이 경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테니스클럽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다. 11년 전부터 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운동을 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며 올해부터 초등학교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테니스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남양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주광덕 경기 남양주 시장(63)은 운동마니아다. 어릴 적부터 축구와 족구를 즐겼고 성인이 된 뒤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수상스키, 승마까지 섭렵했다. 10여 년 전부터 테니스에 빠진 그는 지난해 시장이 된 뒤 초등학생들에게 무료로 테니스를 배우는 기회를 주고 있다. 주 시장은 “매너와 룰을 중시하는 테니스를 어릴 때부터 경험하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했다.
주광덕 시장이 경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테니스클럽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다. 남양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주광덕 시장이 경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테니스클럽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다. 남양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런 노력에 실력도 쑥쑥 늘었다. 주 시장은 “제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2017년쯤 서울 목동에서 전국 아마추어테니스대회가 있을 때 혼합복식 시범경기를 했다. 그때 신충식 전 회장과 주원홍 회장이 ‘의원님, 이제 테니스가 되네요. 참 놀랍습니다’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테니스를 두세 경기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날 듯 가벼워졌다. 몸이 건강하면 정신도 맑아졌다. 그는 “일과 공부만 해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털어낼 수 없다. 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주 시장은 “우리 가족들은 내가 퇴근한 뒤 ‘아 피곤해’ 하면서 옷 갈아입고 테니스 치러 가는 것을 보고 이해를 하지 못했다. 피곤하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해야 피로와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했다.
“테니스 치고 컨디션이 좋아지면 그날 저녁 가족들하고 즐겁게 저녁을 먹고 화목하게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다음 날 시정도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하다못해 바쁜 가운데 누가 전화를 해도 잘 받습니다. 시민들의 민원도 잘 경청하죠. 운동을 하고 나면 몸만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마음과 정신도 풍요롭고 건강해집니다.”
주광덕 시장이 어린이테니스 아카데미를 열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
주광덕 시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 회장(가운데)으로부터 라켓을 지원 받은 뒤 포즈를 취했다. 남양주시 제공
사실 주 시장은 테니스장을 사용하고 있는 동호인들을 끊임없이 설득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동호인들의 시간을 뺏을 수도 있는 것이다. 각 동호회 회장들에게 이해를 구해서 만든 테니스 아카데미다. 동네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는 것으로 보고 동호인들도 적극 협조했다. 감사할 따름이다”고 설명했다.
주 시장은 요즘 주부들에게도 무료 테니스 교실을 여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어린이 테니스 교실 얘기를 듣고 주부들도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좋은 현상이다. 주부들이 건강해야 가정도 건강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광덕 시장(왼쪽)이 4월 6일 김현택 시의회 의장과 조를 이뤄 남양주 시민인 가수 진성-윤태규 씨 조와 배드민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
주 시장은 4월 6일 김현택 시의회 의장과 한 조가 돼 남양주 시민이자 남양주시 홍보대사인 가수 진성-윤태규 씨 조와 배드민턴 복식 경기를 치렀다. 그는 “진성 씨는 7년 넘게 쳤고, 윤태규 씨도 잘 친다고 해서 저녁 내기를 했다. 그런데 우리가 2-1로 이겼다. ‘배드민턴 초보인데 이렇게 잘 칠 수 있냐’며 놀라워하기에 테니스를 11년 쳤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했다. 주 시장은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시민들과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게 스포츠의 힘이다. 스포츠는 건강도 챙기고 함께 사는 법도 배운다. 남양주시민 모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주광덕 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4월 6일 김현택 시의회 의장(왼쪽)과 조를 이뤄 남양주 시민이자 남양주시 홍보대사인 가수 진성(왼쪽에서 두 번째)-윤태규 씨(오른쪽) 조와 배드민턴 경기를 펼친 뒤 포즈를 취했다. 남양주시 제공
“산을 올라가면 등산로가 다양하게 돼 있잖아요. 어딜 가든 발바닥에 골고루 자극이 옵니다. 때로는 돌도 밟고 때로는 흙도 밟고 때로는 굵은 모래도 밟죠. 그 굵은 모래를 발바닥으로 밟을 때가 효과가 제일 좋아요.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맨발로 산에 올라갔다 오면 에너지가 팍팍 솟습니다.”
주광덕 시장이 경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테니스클럽에서 테니스 서비스를 넣고 있다. 남양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주 시장은 “중앙 정치 현장에선 눈치 보느라 제대로 된 정책도 내놓지 못한다. 여기선 다르다. 내가 좋다고 판단하고 공무원들과 소통하면 못할 게 없다. 작지만 어린이 무료 테니스 아카데미도 내 소신에 따른 것이다. 이제 출발이다. 향후 남녀노소 남양주 시민 모두가 ‘1인 1체육’을 즐기며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