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방비 20% 급등에 1월 관리비 역대 최고 2: 전국 공동주택 1102만 채 관리비 전수 분석 3: 계절적 요인에 관리비 1월 최고, 6월 최저 4: 일반아파트, 단지 규모 클수록 관리비 저렴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말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올해 1월 공동주택 관리비가 역대 최고로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출입구에 1월 관리비 고지서가 꽂혀 있는 모습이다. 동아일보 DB
아파트에 사신다면 매월 중순 때면 어김없이 받는 게 있습니다. 바로 관리비 고지서입니다. 그런데 올해 1월에 역사상 가장 비싼 관리비를 내셨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go.kr)’(이하 ‘k-apt’)에 따르면 올해 1월 관리비는 3156원(1㎡ 기준)이었습니다. 지난해 1월(2821원)보다 11.9% 오른 금액입니다. 전용면적 85㎡ 아파트라면 공용면적을 포함해 평균적으로 110㎡에 해당하는 관리비를 내야합니다. 즉 1월에 34만7160원(3156원X110)을 관리비로 지출했다는 뜻입니다.
1년 기준으로 매년 1월은 관리비가 가장 많이 나옵니다. 계절적으로 가장 추운 때여서 난방비와 가스비 등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의 경우 난방비(27.3%) 급탕비(21.5%) 전기요금(21.3%) 등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올랐습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전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천연액화가스(LNG) 가격이 크게 오른 탓입니다.
이처럼 매월 받아드는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는 적잖은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번 주 황금알에서는 아파트 고지비의 속내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k-apt에 공개된 2012년 이후 올해 1월까지 아파트 관리비 정보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11년치 분석 결과
국토교통부가 위탁해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고 있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의 초기 화면.
3월 말 현재 이곳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공동주택은 1만 8190개 단지, 12만 9711동, 1102만 7350채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어지는 4층 이하의 연립주택도 승강기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상 대부분의 공동주택이 포함된 수치로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 월별로 관리비 달라…세종 관리비 전남의 2배
올 1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관리비가 가장 비쌌던 곳은 세종시였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촬영한 세종시 전경이다. 동아일보 DB
k-apt에 공개된 2012~2022년까지 11년 간 월별 관리비를 분석한 결과, 가장 관리비가 많이 부과되는 시기는 1월로 평균 2575원이었습니다. 뒤를 이어 12월(2505원) 2월(2456원) 3월(2247원)의 순이었습니다. 즉 겨울철 추위 탓에 난방비 등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5번째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에어컨 선풍기 등을 많이 사용하는 8월로 2246원이었습니다. 이어서 11월(2241원) 4월(2126원) 7월(2081원) 10월(2039원) 9월(2032원) 5월(2000원) 6월(1988원)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관리비는 2014년(전년 대비 변화율·-1.1%)과 2017년(-0.4%)를 제외하곤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습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552원으로, 전년(2410원)보다 5.9% 오르면서 최근 11년 새 가장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지난해 3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른 게 직격탄이 됐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2년 전과 비교해 LNG는 7.7배, 석탄은 5.9배, 전력 구매 가격은 2.7배가 각각 올랐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상승폭이 1.7%에 불과했으나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됐던 7월(6.3%) 이후 8월(4.9%)을 제외하곤 매월 6% 넘게 올랐습니다. 특히 12월에는 3014원으로 전년 대비 14.3%가 오르면서 역대 처음으로 3000원선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 3156원으로 최고 기록을 다시 경신했습니다.
2월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1월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달 말에 공식 기록이 나올 예정인데, 14일 현재까지 2월 관리비는 2919원으로 3000원을 밑돌았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지난해 2월(2703원)보다 8.0% 오른 금액입니다.
올해 1월 관리비를 17개 시도별로 보면 가장 비싼 곳은 세종(3890원)이었습니다. 뒤를 이어 경기(3737원) 서울(3744원) 인천(3459원) 대전(3200원) 충북(3119원) 등에서 모두 3000원 이상이 관리비로 부과됐습니다. 이밖에 대구(2816원) 충남(2722원) 부산(2558원) 강원(2517원) 등 나머지 지역은 모두 2000원대였습니다.
3000원이 넘는 지역과 나머지 지역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항목은 난방비였습니다. 1월에 관리비를 가장 많이 냈던 세종의 경우 난방비가 991원으로 전국 평균(505원)보다 배 가까이 비쌌습니다. 1월 관리비가 가장 적었던 전남(2207원)의 경우 난방비가 66원으로, 무려 15배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 분양아파트보다 임대아파트 관리비가 더 비싸다
공동주택 관리비라도 단지 규모, 층수, 복도형태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이다. 동아일보 DB
이 가운데 ‘공용관리비 테마별 지역별 평균’을 주목할 만합니다. 공용관리비는 가정에서 받아보는 관리비 고지서에서 일반관리비와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수선유지비, 위탁관리수수료 등을 말합니다. 그 대신 난방비나 가스사용료, 전기료, 수도료 같은 개별 사용료와 장기수선충당금은 제외됩니다.
올해 1월 기준 공급 유형별 공용관리비는 임대(1497원)가 분양(1202원)보다 24.5% 비쌌습니다. 서민용 임대아파트 관리비가 더 쌀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여서 눈길을 끕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임대와 분양의 관리 개념이 다른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합니다. 임대는 개별주택의 전용공간에서 발생한 하자나 고장에 대해서도 수리나 보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집주인이 자율적으로 처리할 몫까지 관리비에 포함한다는 의미입니다. 또 임대차계약 및 퇴거업무, 시설유지관리 처리 현황 보고 같은 행정업무도 임대관리업자가 맡습니다. 그만큼 인력이 많이 듭니다. 직원 최소화와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는 분양주택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난방 방식별 공용관리비는 일반적인 예상과 일치했습니다. 전국 평균 기준으로 개별난방(1178원)이 가장 쌌고 지역난방(1302원), 중앙난방(1460원)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다만 17개 시도별로 차이가 있었습니다. 대구와 대전, 강원, 전남, 경북 등은 지역난방이 개별난방보다 저렴했습니다.
층수에 따라서도 공용관리비에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다만 일반 예상과 달리 저층(5층 이하·1076원)<초고층(25층 이상·1204원)<고층(13~24층·1236원)<중층(6~12층·1377원)의 순서였습니다. 중층이 비싼 이유는 중층 대부분이 1980~1990년대 지은 노후 아파트라서 수선유지비용 등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복도 형태에선 계단식(1166원)이 복도식(1489원)보다 쌌습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1214원)가 주상복합(1727원)이나 연립다세대(1994원)보다 낮았습니다. 단지 규모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초대형 단지(1000채 이상·1176원)가 가장 적었고 대단지(500~999채·1204원), 중규모 단지(300~499채·1274원), 소단지(150~299채·1417원) 순서대로 뒤를 따랐습니다.
관리 형태에도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입주민들이 직접 관리하는 자치관리가 1145원으로 전문업체에 위탁해 관리받을 때(1239원)보다 8.2% 쌌습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