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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간호법 27일 반드시 처리” 압박… 김진표 “입법권위 실추” 비판

입력 | 2023-04-15 03:00:00

野, 상정보류 金의장에 “민심따라야”
“간호법 그대로 처리” 협상여지 차단
金의장 “직회부 법안 늘어 걱정”
與, 방송법 직회부 헌재심판 청구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의사와 간호사 단체 간 정면충돌 우려에도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을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도 “여야 간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169석의 힘을 앞세워 입법 독주를 이어가겠다는 것. 간호법과 의료법 모두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이다.

수적 열세로 국회에서 거야(巨野)의 독주를 막지 못하는 국민의힘은 법적 대응 방법을 강구하고 나섰다. 이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방송법 개정안 직회부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 野 입법 독주에 김진표 “입법권 권위 실추” 비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힘도 더 이상 시간 끌기 꼼수로 민생 법안을 정략화해 야당과의 대결에만 골몰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며 27일 간호법과 의료법 처리 계획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간호법 상정을 보류한 김 의장을 향해서도 “김 의장도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수장으로서 민생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바라는 민심을 우선시해 주시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여당은 물론 관련 단체와 추가 논의도 더 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은 “간호법이 발의된 지 2년이 넘었다.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 그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 단체는 간호사의 활동 범위를 ‘지역사회’까지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간호법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을 반대하고 있다.

전날(13일) 국회에서 폐기된 양곡관리법 개정안 후속 입법도 서두를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첫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법을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카드를 활용해 재투표에 부친 결과 부결됐지만 오히려 책임을 윤 대통령과 여권에 떠넘기기 위한 여론전 의도다.

그러나 이런 민주당의 움직임에 김 의장도 쓴소리를 했다. 김 의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지금 본회의 직회부하는 법안이 자꾸 늘어 걱정”이라며 “양곡관리법과 같은 절차를 밟으면 국회의 입법권의 권위만 더 실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전날 본회의 직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의료법 개정안 내용이 과하다”고 강행 처리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 與, 입법 독주 막으려 헌재에 권한쟁의 신청 국민의힘은 정부 여당의 간호법 중재안을 바탕으로 야당과 협상을 이어가 보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합의를 바탕으로 법안에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거듭된 민주당의 직회부 조치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방송법 개정안 직회부에 대해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헌법재판소 판단으로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어보겠다는 의도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을 법사위가 이유 없이 60일 이내에 심사하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원장이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국회법을 근거로 방송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요구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법적 대응 카드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4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 국면에서도 국민의힘은 헌재에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했지만, 헌재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 민주당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