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팀워크 어디서 나오나 함께 일한 기간 길수록 신뢰, 유대, 심리적 안정감 높아져
함께 일한 기간이 긴 팀, 소위 ‘고인 물’이 많은 팀에서는 창의성과 혁신 성과가 저조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잘 유입되지 않고 기존 관행이 고착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긴 지 9년이 넘은 팀에서는 오히려 함께 일한 기간이 길수록 창의성과 혁신 성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조지아텍 등 유수 대학 연구진이 팀의 창의성과 혁신 성과에 대한 134개 연구에 포함된 1만여 개 조직 내 팀, 35개 연구에 포함된 2485개 학생 팀을 분석한 결과 팀의 존속 기간이 창의성과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팀으로 함께한 기간이 길면 팀원 간 신뢰나 유대감, 심리적 안정감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함께한 팀원들은 서로를 믿고 자기 아이디어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팀에 기여하려는 동기를 강하게 느낀다. 팀원 각자의 장점을 잘 인지하고 이를 살리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
단,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연차가 낮은 팀, 즉 생긴 지 1년 미만인 신생 팀에서는 팀의 존속 기간이 창의성과 혁신 성과에 주는 영향이 부정적이었고, 연차가 중간인 팀에서는 존속 기간이 미치는 영향이 없었다. 아울러 팀의 존속 기간보다 그 크기는 작지만 팀 내 다양성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구통계학적 다양성, 직무 관련 다양성이 높을수록 창의성과 혁신 성과가 높아졌다. 이는 교육 배경 등 직무 관련 요인에 따라 다양한 팀원을 선발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마지막으로 팀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리더가 창의적인 팀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특히 팀원 개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할 때보다는 팀 전체의 자율성을 강조할 때 긍정적인 영향이 두드러졌다. 개인의 자율성을 지원하는 리더십은 자칫 팀원 간 차이를 부각하거나 개인 차원의 목표에 집중하게 만들어 팀 단위 사고를 저해하고 ‘각자도생’을 부추길 수 있다. 팀의 자율성을 지원하는 리더십은 팀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중심에 두고 효율적으로 행동하도록 독려해 혁신 성과를 높일 수 있다. 혁신적인 팀을 이끌고자 하는 관리자는 팀 내 개인이 아닌 팀 전체를 격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세진 포틀랜드주립대 조교수 sejin.keem@pdx.edu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