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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일대에 주택 2700여 채를 보유한 이른바 ‘미추홀구 건축왕’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숨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세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 피해자 박모 씨(31)가 이날 오전 2시 10분경 미추홀구 숭의동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박 씨는 병원 이송 중에 숨졌다.
14일에도 같은 사기 피해를 입은 임모 씨(26)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사는 친구가 외출했다가 돌아와 숨진 임 씨의 시신을 발견했는데,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임 씨는 지갑에 2000원밖에 없을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수감 중)는 2009년경부터 타인 명의로 토지를 매입하고 주택을 지은 뒤 금융권 대출과 전세보증금을 받아 다시 집을 짓는 방식을 반복했다. 남 씨가 실소유한 주택은 확인된 것만 2708채나 된다.
남 씨 등은 대출이자 연체 등으로 경매에 넘어갈 것을 알면서도 전세계약을 체결해 161가구의 전세보증금 125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2월 기준으로 경매에 넘어간 주택은 690채로 늘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