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7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공천권 폐지 등을 요구하며 ‘국민의힘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한 데 대해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그 입을 당장 닫아달라”며 선 긋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주한 인도대사를 접견한 후 취재진을 만나 “지금 우리 당을 뭘로 알고 지금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는데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전 목사가 ‘공천권을 국민에게 넘겨야 한다’며 당의 공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 당 공천은 우리 당이 알아서 할 것”이라며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전 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선동하고 있다. 반공주의, 국민 조직화 등 어떤 가치로 포장하더라도 결국 내년 총선 공천에 관여하겠다는 시커먼 속내에 불과하다”며 “전 목사가 제아무리 당을 흔들려 해도 국민의힘은 끄떡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 목사는 이날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서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방도를 제시하려고 한다”며 “전 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과 공천권 폐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수용하면 새로운 정당 창당을 잠시 보류하겠다“고 했다. 또 “제가 (국민의힘 사람들에게) ‘내년 총선에서 200석 할 자신 있냐’고 물었더니 ‘목사님이 도와주면 자신 있다’고 하더라”면서 “그렇다면 내가 독자 정당 창당을 미루고 당신들의 자세를 보고, 창당하든지 안 하든지 당신들의 버르장머리를 반드시 고쳐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