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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이어 파운드리도 ‘반도체 한파’…TSMC 월매출, 4년만에 감소

입력 | 2023-04-17 16:49:00


글로벌 경기 불황 장기화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지난달 월매출이 약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 업황도 ‘반도체 한파’의 영향권에 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TSMC가 발표한 3월 매출은 1454억800만 대만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4%가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월매출이 줄어든 건 2019년 5월 이후 처음이다.

TSMC의 지난달 매출은 2021년 10월(1345억3900만 대만달러)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TSMC의 전년 동기 대비 월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10월(56.3%), 지난해 11월(50.2%), 지난해 12월(23.9%), 올 1월(16.2%), 2월(11.1%) 등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TSMC의 매출이 줄어든 건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고객 수요가 위축됐기 떄문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 둔화의 영향으로 애플, AMD,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 축소가 점차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TSMC와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3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UMC의 올 1분기(1~3월) 매출은 542억1000만 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었다. 3월 매출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0.1% 줄었다. 삼성전자 역시 주문량 감소로 1분기 파운드리 부문에서 적자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운드리는 미리 생산한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는 메모리와 달리 고객사의 주문생산 물량을 위탁생산하는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아 왔다. 범용 반도체와 달리 주문형 생산방식을 적용해 재고 부담이 적어서다. 지난해 메모리 가격이 크게 하락하며 반도체 업황이 위축됐을 때에도 파운드리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이유다.

하지만 불황이 장기화하며 고객사의 재고가 쌓이고 주문량이 줄어 파운드리 업황마저 꺽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주문량이 많고 시장 수요보다 생산능력이 적다보니 메모리보다 경기 침체 영향을 덜 받아왔다”라며 “결국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니 고객사들의 제품 수요가 줄어 반도체 주문도 감소한 영향이 파운드리까지 들어닥친 것”이라고 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