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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이 뉴스 질 저하-갈등 유발”…국민통합위 미디어특위 출범

입력 | 2023-04-17 21:20:00

“대형 포털 몇개가 뉴스유통 독점
트래픽 경쟁 유발, 저널리즘 악화”
특위 위원장에 최명길 석좌교수
포털책임 강화 정책 7월 발표 예정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4.17/뉴스1


“대형 뉴스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환경이 뉴스 자체의 질을 떨어트리고 사회갈등을 심화해 국민통합의 저변을 약화시킨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17일 대형 뉴스 포털과 개인 유튜버 등 1인 미디어의 책임성울 강조하며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특위) 출범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가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통한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연결을 자의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대형 포털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대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 “대형 뉴스 포털 몇 개가 창구 독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가운데)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화 국민통합위 위원, 최명길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 김 위원장, 김민전 국민통합위 정치·지역 분과위원장, 이현출 국민통합위 위원. 뉴시스


국민통합위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특위 출범식을 열고 “대형 뉴스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환경은 무한 트래픽 경쟁을 유발하면서 저널리즘의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민주적 의사 결정에 장애를 조성하고 사회 구성원의 인권침해 등 유·무형의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보고 그 대책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언론도 입법·사법·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4개의 기둥 중 하나라는 게 윤석열 정부의 기본 인식”이라며 “국민통합위는 미디어가 책임성 있는 뉴스를 생산하고 국민 통합에 어떤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검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대형 뉴스 포털 등을 겨냥해 “‘민주주의의 위기가 왔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미디어가 그 위기를 막는 데 나서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위기를 촉진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들을 한다”며 “오히려 국민들 간의 분열과 갈등을 미디어가 부추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국민통합위는 네이버 등 뉴스 포털이 투명하지 않은 알고리즘으로 기사 배열, 광고 배분, 제휴 심사 등을 운영해 저널리즘 환경을 악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최명길 특위 위원장은 “2만여 개 뉴스 기관이 쏟아내는 각종 기사와 정보가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창구를 대형 뉴스 포털 몇 개가 독점하고 있다”며 “그래서 유통체계를 먼저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포털이 누구나 쉽게 뉴스를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위상이 높아졌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짊어져야 뉴스 유통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위는 국회의원 출신의 최 위원장(건국대 석좌교수)을 비롯해 대형 뉴스 포털인 네이버, 다음에서 지원금 등을 받은 적이 없는 언론학계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대 양승목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 김정현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곽규태 순천향대학교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 한규섭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방송인 조수빈 씨, 홍세욱 국민권익위원 등 총 13명이다.

● “우선 뉴스 포털의 사회적 책임 높여야”

특위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제휴 심사 방식 등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 포털과 언론매체의 관계 정립도 미디어 환경 개선을 위한 중요 과제로 꼽았다. 국민통합위는 “뉴스 유통의 지배적 위치를 점한 뉴스 포털의 사회적 책임, 법적으로 언론 분류 밖에 있는 신생 미디어의 책임성 문제 등을 특위 선결 과제로 선정했다”며 “기사 배열, 광고 배분, 제휴 심사 등에 적용되는 각종 알고리즘이 더욱 투명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위는 뉴스 형태의 허위 조작 정보로 발생하는 인권 침해, 재산 손실 등에 대한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피해 구제 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 개인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뉴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저널리즘에 대한 대책도 모색할 계획이다.

특위는 뉴스를 유통·공급하는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을 7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분명한 하나의 흐름은 이 분야 질서에서 최소 규제라고 하는 옛 기준을 고수하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가공하고 매개하는 것을 통해서 사업하는 누구라도 영향력에 상응하는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