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美해군 하사 제대한 37세 빌스 기밀문건 텔레그램에 처음 올려 유출-확산범 모두 미군 관련 논란
‘돈바스 데부슈카’(Donbass Devushka)는 트위터 계정의 대표 사진. 트위터 갈무리
미국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소속 정보병 잭 테세이라 일병(21)이 유출한 기밀문건이 확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친(親)러시아 소셜미디어 계정이 전직 미 해군 부사관에 의해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테세이라가 게임 채팅 플랫폼인 ‘디스코드’의 비공개 채팅방에 기밀문건을 유출했을 때만 해도 소수만 볼 수 있었지만 또 다른 전직 미군이 개입해 문건이 확산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 기밀정보 보호 체계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 시간) 유출 문건 일부를 처음으로 소셜미디어로 확산시킨 친러시아 성향 텔레그램 채널 ‘돈바스 데부슈카’가 전직 미 해군 부사관인 세라 빌스(37)에 의해 운영됐다고 보도했다. 돈바스 데부슈카는 돈바스 아가씨라는 뜻이다. 이 채널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세력을 위해 모금 활동을 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친러시아 활동을 해왔으며 6만5000여 명이 가입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5일 이 채널에 테세이라가 유출한 문건 가운데 러시아 사상자 수 등이 담긴 4개의 문건이 올라왔다. 이후 다른 친러시아 소셜미디어 채널들이 이 문건을 대거 유포하기 시작하면서 이튿날인 6일 미 국방부가 처음으로 기밀문건 유출 사실을 포착하고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 빌스는 워싱턴주 위드비섬에 있는 미 해군 항공대에서 항공전자기술 책임자인 일등 상사로 일하다 지난해 11월 두 계급 강등된 하사로 명예 제대했다. WSJ는 동료들을 인용해 빌스가 기밀 접근권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한 미군 합동참모본부 기밀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텔레그램과 트위터, 유튜브, 틱톡 등에서 정보전을 위해 운영 중인 가짜 계정 중 적발된 계정이 1%에 불과하다’고 내부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