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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초중고 교사 감축” 첫 공식화

입력 | 2023-04-18 03:00:00

“학령인구 줄어”… 내주 규모 발표
교원단체들 “교육질 저하” 반발




정부 여당이 초중고교 교과 담당 교원 정원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겠다고 17일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사 수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교사들은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신규 임용을 기다리는 예비 교사들도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은 내주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교원 감축 규모를 밝힐 예정이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과 당정협의회를 한 뒤 기자들에게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을 적정 규모로 조정함과 동시에 지역 간 상이한 교육 여건 등의 요소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부와) 단계적으로 교사 신규 채용을 조정하고 교원 양성기관(교대, 사범대, 교육대학원) 정원도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원 조정이 교사 감축을 추진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감축 기조는 맞다”고 답했다. 이 부총리도 “우리 교육은 디지털 대전환, 학령인구 감소 등 급격한 미래 교육 환경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교원 수급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공식적으로 교원 감축 기조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약 520만 명인 초중고교생은 2029년 약 425만 명으로 95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34만7888명이었던 공립 교원 정원은 올해 34만4906명으로 줄었다.

교원단체들은 정부가 ‘경제 논리’로 교사를 줄인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생의 진로와 학습 수준에 따른 개별화 교육 실현,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이 필수”라며 “교원을 줄이는 것은 미래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원 교사노동조합연맹 대변인은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교사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교원 수를 더 줄이면 교육의 질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고교학점제, 기초학력 보장 등이 학교 현장에서 실현되려면 교사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